美침체 공포에 코스피 3% 급락…기술주 매수 신중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04 16:15
코스피, 3.1% 급락 마감

▲코스피가 전장 대비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으로 마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미국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또다시 불거지면서 코스피가 급락했지만 전문가들은 저가 매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 종가는 전장 대비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날보다 74.69포인트(2.80%) 내린 2,589.94로 출발한 뒤 급락세를 지속하며 장중 2,578.07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간밤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에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불거진 데다 엔화 강세 등에 미국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로 시장 예상치(47.5)를 하회하자 경기에 민감한 기술주가 일제히 내렸다.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9.5% 급락했으며 브로드컴(-6.2%), AMD(-7.8%), 퀄컴(-6.9%) 등이 내리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7.8% 급락했다.


그 여파로 국내 반도체주가 큰 타격을 입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8.02% 폭락한 15만4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15만2900원까지 하락해 지난달 5일(15만16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렸다.




삼성전자는 장중 6만9800원까지 내리며 지난해 11월 10일(6만9500원) 이후 10개월만에 처음으로 '7만 전자'가 무너졌다. 다만 낙폭을 소폭 줄여 전장 대비 3.45% 하락한 7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만 TSMC(-5.43%), 일본 어드반테스트(-7.71%), 도쿄일렉트론(-8.55%) 등 아시아 반도체주도 줄줄이 휘청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8.62포인트(3.76%) 내린 731.75로 마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같은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타격을 입은 아시아 기술주에 대한 베팅을 줄줄이 나섰다"고 보도했다.


피보나치 자산운용 글로벌의 윤정인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당분간 변동성이 더 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도세가 나올 때마다 매수기회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맥락으로 아시아 증시 전반에 걸쳐 빠른 반등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연관됐지만 이에 따른 수혜를 누리지 못한 주식을 투자자들이 찾아야 한다"며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르터스 어드바이저의 앤드류 잭슨 전략가는 “찻잔 속 태풍같은 느낌이 든다"며 “지난번(8월)처럼 극심한 패닉 매도가 반복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익스포져가 낮은 니혼마이크로닉스와 어드반테스트 등을 매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오니시 코헤이 선임 투자 전략가는 “오늘(4일) 하락은 간밤 뉴욕증시가 흔들린 데 따른 반응이었다. 미국 증시가 그동안 상승세를 보여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하락폭은 놀랍지 않다"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전까지 많은 이벤트가 있어 이달엔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지만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증시가 연말까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제기했다.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외환 전략 총괄은 “9월의 저주는 지난달 매도세에 대한 기억과 함께 다가오고 있는데 이번 주에는 또다른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위험회피에 나서고 있다"며 “여기서는 오히려 조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형진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대표도 “한국 산업은 미국 경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주 저가매수 기회가 아니라고 본다"며 “투자자들은 미국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내수 중심의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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