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집값 전망···“변동성 커 위험” vs “매수 타이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9.08 11:45

“전국 아닌 서울 집값 상승···과열 아닌 ‘적정 가격’”
“서울 아파트 상황 전형적인 변동성 국면···정부 정책 등도 집값 하락 요인”

자료사진.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자료사진.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대출 규제를 통해 '집값 잡기'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니 지금 사도 된다는 주장과 변동성이 크니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이 맞선다.




지난 5일 MBC의 '뉴스 외전'에 출연해 치열한 논란을 벌인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와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가 대표적 사례다. 이 대표는 소득 정체·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대세 하락론'을 주장하는 대표적 전문가다. 홍 대표는 반대로 물가 상승 및 경제 성장 추세에 따라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값은 계단식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대세 상승론'을 대표한다.


두 사람은 현재의 서울 아파트값 상황에 대한 진단부터 달랐다. 홍 대표는 최근의 상황이 '과열'이라는 진단부터 부정했다. 그는 “6월까지 발표된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전체 시가총액에서 60% 가량을 차지하는 서울은 강한 상승세지만 지방은 아니다"며 “국지적 상승 국면으로 봐야지 2021년 당시처럼 과열된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은 (울산 정도를 제외하고) 심각한 침체에 빠져있다. 7월 통계까지 보면 준공 후 미분양이 늘고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각종 문제의 출발점이 미분양인데 주택 시장이 살아날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징후가 미분양이 줄어드는 것이다. 지방과 수도권간 양극화가 심하다고 진단해야지 지금 상황을 부동산 과열 국면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해석했다.



반면 이 대표는 과열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방이 심각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얘기할 때는 무주택자가 많은 수도권을 기준으로 해야한다"며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에 공통된 정책을 적용하기 힘들다보니 그동안 (미분양 등을 감안해)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왔고 수도권에 수요가 더 몰려 지금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정부의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 금융의 영향에 대한 분석도 달랐다. 이 대표는 “자산 시장은 마중물 효과가 중요하다. 강남에 30억원짜리 아파트를 대출 받아 사는 게 아니라 9억원 이하 아파트 정책대출 여파로 산 다음 그 돈으로 부채를 일으켜 연쇄적으로 다른 자산을 사는 구조"라며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정책금융은 영향이 없다고 본다"며 “정부가 규제대상 지역을 선정하는데 (대출을 규제하면) 이 지역 빼고 다른 곳이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봤다.


앞으로 집값에 대한 전망도 엇갈렸다. 최근 거래량 감소 등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홍 대표는 “가격 레벨이 올라가면 거래는 준다. 급매물 등은 이미 처리가 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가격은 계단식으로 가지 꾸준히 오르지는 않는다"면서 “이 같은 계단식 상승의 첫 발걸음은 작년 2월이었고 작년 말 휴지기를 거쳐 횡보하다 올해 다시 빅스텝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기업 이익이 이렇게 늘고 있는데 내년 연봉을 삭감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연준이 금리인하를 앞두고 있는데 우리와 미국 부동산 시장 연관성이 높아졌다"며 “(이 같은 부동산 상승 상황에) 정부의 대출 규제라는 망은 너무 허술한 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급락'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한국 부동산 시장은 리스크가 굉장히 큰 구간을 지나고 있다"며 “월평균 실거래가 지수를 보면 편차가 2%포인트씩 나온다. 자산시장에서 가장 경계해야하는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엄청 빠지는 것은 회사가 나빠서가 아니라 (주가가) 많이 올라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한국 특히 서울 아파트 상황이 전형적으로 그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아주 작은 영향이 따라서 위든 아래든 변동성이 클 것이다. 굉장히 유의해야 하는 시점인데 오히려 하락할 위험성이 앞으로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지금 집을 사야 되냐 말아야 되냐"에 대한 답도 전혀 달랐다. 홍 대표는 “제발 좀 사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주택 시장은 1980년대부터 7년 오르고 3년 빠지는 사이클인데 주택 착공이 없다 이제 막 느는 시점"이라며 “앞으로 우리 소득이 계속 늘어난다는 가정 하에 서울 주택 가격은 적정 레벨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 대표는 “집은 언제 사는지가 중요한데 그게 어렵다. 모두가 어려운 걸 하려고 노력한다. 시기가 중요한데 지금은 굉장히 변동성이 크고 위험한 상황"이라며 “사람 심리가 (집값이) 오를 때 사고 싶고 빠질 때 안사고 싶다. 빚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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