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지방은행 상반기 무수익여신 1조 집계
지난해 말 8600억원에서 약 1500억 늘어
지역 경기 침체 충격, 기업·가계대출 상대적 부실
지방은행, 충당금·상·매각 등으로 ‘건전성 관리’ 강화
이자도 받지 못해 '깡통대출'이라고 불리는 무수익여신이 지방은행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에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부실 채권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방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9일 각 은행 공시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과 지난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DGB대구은행) 등 6개 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약 1조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8613억원) 대비 약 17% 증가했다. 전북은행을 제외한 5개 은행의 무수익여신이 모두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대출금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의미한다. 원금은 물론 이자도 갚지 못하는 대출로 악성 채권으로 여겨진다.
은행별로 보면 iM뱅크의 무수익여신이 291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말(2412억원)에 비해서는 21% 늘었다. 이어 부산은행의 무수익여신이 2809억원으로 22% 증가했다. 광주은행은 1429억원으로 26%, 경남은행은 1308억원으로 11% 각각 확대됐다. 제주은행은 737억원으로 51%나 늘었다. 전북은행은 866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전북은행의 경우 무수익여신 비율만 공시하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무수익여신 잔액을 계산해보면 지난해 말 대비 약 21%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은행의 무수익여신 비율도 증가했다. 6개 지방은행의 무수익여신 평균 비율은 0.61%로 지난해 말(0.52%)에 비해 0.09%p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상반기 말 기준 제주은행이 1.29%까지 높아지면서 1%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0.87%)보다 0.42%포인트(p) 커졌다. 광주은행은 0.59%로 지난해 말 대비 0.1%p 확대됐다. iM뱅크는 0.5%로 0.07%p, 부산은행은 0.46%로 0.08%p 각각 늘었다. 경남은행은 0.32%로 0.03%p 커졌다. 전북은행은 0.51%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0.64%)와 비교하면 0.13%p 줄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권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 영향을 받아 부실 채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2조9456억원으로, 올 들어 약 4% 증가했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경기 침체 충격을 크게 받는 데다 중소기업 대출 비율이 크기 때문에 기업대출이 더욱 취약하다고 여겨진다. 가계대출의 경우도 햇살론 등 서민 정책금융 상품 취급 비중이 높아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여파에 지역의 중소 건설사들이 받는 타격이 커져 지방은행들은 충당금 적립과 부실 채권 상·매각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부실 채권이 늘어나고 있는데, 지역에 따라 신규 연체율 발생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연체율이 개선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추가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지만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