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백종일·광주은행 고병일 12월 임기만료
방성빈 부산은행·예경탁 경남은행장 내년 3월 종료
전북은행·광주은행, 올해 실적 반등하며 청신호
부산銀은 실적 부진, 호실적 경남銀은 횡령 사고 부담
지방은행장들이 올해 연말과 내년 3월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모두 2년의 첫 임기를 마무리 하는 것이라 연임 가능성은 크다고 평가된다. 단 임기 동안 경영 성적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닌 데다 내부 통제 문제도 불거졌던 만큼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JB금융그룹의 백종일 전북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은 올해 12월 31일 임기가 끝난다. BNK금융그룹의 방성빈 BNK부산은행장, 예경탁 BNK경남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 시행되면서 은행은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 3개월 전에는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데다, 급격히 성장한 인터넷전문은행들에게도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리더십이 중요한 역량으로 여겨지고 있다. 여기에 은행권에 불거진 내부 통제 이슈도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먼저 백종일 전북은행장과 고병일 광주은행장은 실적 면에서 양호한 결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는 은행 실적이 다소 부진하다가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전북은행의 한 해 순이익은 연결 기준 2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다. 광주은행은 2407억원으로 6.8% 감소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 기준 순이익이 전북은행 1127억원, 광주은행 1611억원으로 10%, 13.7% 각각 증가했다. 핵심 계열사인 두 은행이 선전하며 JB금융지주 성적도 개선됐다.
특히 광주은행의 성장이 돋보여 고병일 행장의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광주은행의 경우 상반기 말 기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개선됐는데, 특히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1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4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나며 은행 성장을 뒷받침했다.
여기에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와 손을 잡고 공동 신용대출인 '함께대출'을 출시해 저변 확대에도 나섰다. 함께대출은 지난 6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후 두 은행의 준비 끝에 지난달 27일 출시됐다. 지방은행은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인터넷은행 플랫폼을 이용해 고객 제약을 없애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고병일 행장은 최초 자행 출신 행장이었던 송종욱 전 행장에 이어 발탁된 두 번째 자행 출신 행장으로, 연임을 할 경우 내부 출신 인물에 대한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임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데, 늦어도 12월부터는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두 행장의 경우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2026년 3월까지로 1년이 더 남아 있어 경영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 연임을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부담도 존재한다. 방성빈 행장의 경우 부산은행 실적이 지방은행 중에서는 가장 좋지만, 순이익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부산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순이익은 2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줄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도 순이익(3791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6.8% 하락하면서 힘을 내지 못했다. 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줄어들며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는데, 올해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의 공세가 더해지며 기업대출 잔액이 줄어들고 원화대출 잔액도 감소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고객 타깃팅을 통한 공격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인데,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실적에 얼마나 성과가 반영될 지가 관건이다.
부산은행과 달리 경남은행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부담은 다소 덜하다. 경남은행의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2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좋아졌다. 지난해도 1.9% 소폭 상승한 순이익(2476억원)을 기록하며 부산은행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단 지난해 드러난 3000억원대의 대규모 횡령 사고가 문제다. 예경탁 행장 임기 중 발생한 사고는 아니지만 경남은행의 내부통제 허술함이 드러난 만큼 이를 어떻게 수습했는지에 따라 리더십 역량이 판단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