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이후 미 증시 하락 마감·코스피도 하락세
각종 경기 지표 견조…빅컷, 선제적 대응 성격 짙어
증권가 “단기 하락 불구 장기적으론 증시에 긍정적”
과거 세 차례 금리 인하기에 증시 20~30% 상승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간밤 미 증시가 하락한 여파로 국내 증시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가 국내 증시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를 수습하기 위해 단행된 것이 아닌 경기 둔화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분석에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전 거래일보다 0.75% 오른 2594.67에 장을 시작했으나 하락 전환한 이후 2570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코스닥도 강보합을 나타냈다. 전날 미국 증시도 간밤 하락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29%, 나스닥도 -0.31%로 장을 마쳤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가 단행됐지만 국내외 증시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 대비용이냐 선제적 대응이냐에 따라 증시 방향성에 전혀 다른 영향을 미친다. 경기 침체 시기에 이를 수습하기 위해 금리를 내릴 경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경기 지표가 양호하지만 침체에 미리 대응하는 차원에서 금리를 낮추는 경우에는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이번 금리 인하를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용 등 경기 관련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보험성으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 단행 직후 증시가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 역시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기 침체가 임박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는 등 여러 차례 선제적 대응 성격의 금리 인하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지난달 이후 고용지표나 소매판매 지표 등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사후적 수습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지난 2020년3월 이후 4년 반 만의 금리 인하이며 지난 1995년과 1998년, 2019년, 2020년 이후 다섯 번째 금리 인하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금리 인하기에 증시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던 점에도 주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큰 흐름에서 보면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전개되는 것은 글로벌 증시와 위험자산에 강한 상승 동력이 되기 마련"이라며 “1995년과 1998년, 2019년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에도 금리 인하 전후로 경기 침체에 대한 논란과 금융권 불안에 증시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투자시계를 감안했을 때 저점 대비 20~30%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에는 오는 11월 미 대선 일정이 맞물려 있다는 측면에서 패턴이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연구원은 “11월 대선 때까지 결과를 특정 짓기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로 대선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선 이후에도 연말까지 시장 참여자들의 향후 증시 경로 전망에 혼선을 제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히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유무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