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미국 주식을 월 단위 기준 순매도했다. 9월에 접어들어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주요 종목에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도한 미국 주식 결제액은 3억5203만달러(약 4627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 주식에 대한 순매도세를 기록한 달이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3억2384만달러로 가장 큰 매도세를 보였으며,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각각 1억7453만달러, 1억7415만달러어치가 순매도됐다. 이러한 매도세는 9월 중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강화됐다. 당시 예상보다 큰 0.5%포인트 금리 인하로 주가가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이달 말 신고점을 경신했고, 나스닥100 지수 역시 7월 기록한 고점에 근접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고점에서 주식을 매도하고 수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또한 금리 인하 후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미국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매도세에 나선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달 말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해 1310원대까지 내려앉으며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 투자자들의 매도 움직임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다음 달 미국 주식시장이 고점을 상단으로 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적극적인 경기 대응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을 지지하지만 미국 대선과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투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앞으로도 금리 인하 논쟁은 이어지겠지만, IT와 바이오 등 주도주들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