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에너지 쇼크 시대, 에너지 리터러시 교육으로 대비하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3 07:00

전성재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에너지소통실장

1

▲전성재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에너지소통실장

“産油國, 석유값 倍인상 합의" 1974년 국내 모 일간지 1면 톱기사 제목이다. 1973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이듬 해 7월, 기름 값이 전 년 대비 네 배가 올랐다. 우리는 이 사건을 '오일쇼크'라 부른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에서 시작된 2차 오일쇼크는 12달러 수준이던 원유가격을 1980년 39달러까지 끌어올렸다. 10%대 고성장을 기록하던 우리나라는 급기야 1980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오일쇼크는 특정 에너지원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세계에 각인시켰다. 우리나라도 1977년 에너지정책 전담부서인 동력자원부를 신설하고, 1980년 에너지관리공단을 설립했다. 위기대응을 위한 다양한 에너지교육 프로젝트도 이 시기에 시작됐다.




최근 러-우,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과 향후, AI 활용,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막대한 전력수요는 또 다른 에너지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여름 118년 만의 최장 기간 열대야 등 이상기후와 기후변화는 탄소감축과 무탄소 에너지원의 중요성을 실감케 한다.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떠오르고 있다. 두 에너지원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야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에너지원 선택을 둘러 싼 해묵은 논쟁과 갈등은 여전하다.


누구나 경제 문제는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공공재인 에너지는 전기요금 인상 등 우리 삶과 밀접한 이슈가 거론되면 그제야 관심을 가진다. 에너지 문제는 자신이 가진 지식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하지만 합리적 선택보다는 이념이나 진영 논리에 따라 그 선택을 강요받는다. 에너지원에 대한 합리적 의사결정과 사회적 합의를 위해 에너지리터러시(Energy Literacy, 에너지소양)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필자는 지금이 에너지 소양교육에서 에너지 문제해결을 위한 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에너지 리터러시는 '개인과 사회, 국가가 당면한 에너지 문제를 합리적으로 분석, 에너지 사용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에너지 사용에 대한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이 에너지정책의 국제적 트렌드인 지금, 다가올 에너지 쇼크 시대에 우리가 반드시 갖추어야할 능력이다.


특히, 미래세대를 위한 학교 에너지교육에서는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생태와 기후변화에 대응해 사회적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는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에너지 소양과 교육요소를 고루 다루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개념과 효율적 사용, 절약이 주를 이룬다.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에너지 문제에 대한 사회경제적 영향, 국제적 관계와 에너지안보, 에너지 믹스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에너지 리터러시 교육은 미래세대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사 직무연수, 연구모임 등 교사 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 소양과 관련된 요소를 교육현장에서 다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에너지 관련 다양한 학습 자료와 교보재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것도 에너지교육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경제, 금융, 디지털 등 타 분야는 리터러시 교육이 보편화되고 있다. 에너지 분야도 리터러시 측정도구 개발을 통해 소양수준을 주기적으로 분석하고,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에너지리터러시를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에너지리터러시 교육은 에너지관련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최근 중동지역의 정세가 불안하다. 50여 년 전 겪었던 오일쇼크의 악몽이 재연되지 않겠지만 화석연료 비중이 아직 상당한 시점에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우리는 이미 에너지 쇼크 시대를 살고 있다. 에너지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할 이유다.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