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협회 “상반기 의약품 매출 13%·수출 22% 성장”
대기업이 성장 견인…중견 ‘선방’·중소 제약사 ‘역성장’
중소제약사 공동 R&D센터 등 추진…“제도 지원 필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내수 호조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매출, 영업이익, 연구개발 투자 등 주요 지표의 격차는 더 벌어져 여전히 양극화 해소가 숙제로 남았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가 국내 상장 의약품기업 56개사(대기업 8개사, 중견기업 23개사, 중소기업 2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2분기 및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조사대상 의약품기업의 전체 매출은 총 13조266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내수는 10.1%, 수출은 22.3% 증가해 수출 증가와 함께 내수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장은 특히 제약바이오 대기업이 주도했다. 조사대상 8개 대기업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총 4조52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9% 증가했고 이 가운데 내수는 35.5%, 수출은 34.4% 증가해 내수와 수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2조1038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32.6% 성장한 동시에 창사이래 처음 상반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고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6117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43.7% 성장했다.
그러나 중견·중소 제약기업의 성장세는 전체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
조사대상 중견 의약품기업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총 8조9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 성장에 그쳤고 중소 의약품기업의 상반기 전체 매출은 오히려 전년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영업이익, R&D 투자 등 주요 지표에서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 대·중·소기업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3.0%로 전년동기 12.6%보다 호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대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24.6%인데 반해 중견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7.9%, 중소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9.9%로 중소기업의 경우 손해보는 장사를 면치 못했다.
R&D 투자도 대기업은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가 전년동기 대비 8.3% 증가했지만 중견기업은 6.4% 감소했고 중소기업은 4.7% 감소해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한 총 1조4033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밖에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도 대기업 80.2%, 중견기업 64.0%, 중소기업 73.0%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격차를 보여줬다.
중견·중소 제약사를 주축으로 하는 한국제약협동조합은 막대한 비용·인력이 소요되는 신약개발에 서로 힘을 합치기 위해 중소·중견 제약사 공동 R&D 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자체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자금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올해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은 수출 증가를 기반으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개선 흐름을 보였다"면서도 “의약품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수출 확대 등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