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 법인도 감축…재계 전방위 구조조정 칼바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06 11:38

삼성전자, 해외 법인 고강도 인력 감축…최근 실적 관련 우려
SK그룹 계열사 219개…최창원 “너무 많고 관리 안 돼” 질책
삼일회계법인 “장기 성장세 불투명한 섹터 위주 상환 압박↑”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로고 박스. 사진=박규빈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로고 박스. 사진=박규빈 기자

주요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더욱 많은 기업들이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해외 법인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호주·남미·싱가포르 등 전 세계 자회사의 영업·마케팅 직원 약 15%와 행정 직원 최대 30%를 감축한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가 인도와 남미 일부 법인에서 10% 수준의 감원 작업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은 26만7800여명인데, 이 중 해외 인력은 14만7000명으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인력 해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경쟁사들 대비 부진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인공 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에 5세대 고 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를 올해 3월부터 납품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달 26일부터는 기존 최대 용량인 24GB를 넘어 36GB를 구현한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수장을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했지만 여전히 엔비디아의 퀄리티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엔비디아로부터 수주했다는 소식도 아직 들리지 않는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세계 최초로 2나노 공정의 핵심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해 고객사의 반도체 제품을 위탁 생산 중이지만 대만 TSMC와의 격차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소재 SK서린빌딩. 사진=박규빈 기자

▲서울 종로구 서린동 소재 SK서린빌딩. 사진=박규빈 기자

'리밸런싱'을 표방한 SK그룹도 고강도 구조 조정에 돌입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룹의 캐시 카우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통신·반도체 사업은 순항 중이지만 SK이노베이션을 위시한 또 다른 한 축인 정유·화학·배터리가 말썽이라서다.


해당 부문에서는 임원 20% 가량이 감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상 12월에 실시하던 그룹 정기 사장단·임원 인사를 11월에 조기 단행해 경영 위기 탈출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의 경우 2023년 11월 이전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고 있고 무급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채가 53조2883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 6개월 새 4.87%가 늘어난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 대상 기업 집단 자료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는 총 219개로 재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실 없는 회사가 많다는 게 안팎의 지적이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6월 “이름도 모르고 관리가 안 되는 계열사들이 이렇게나 많은 건 말도 안된다"며 그룹 경영진을 질책하며 고강도 그룹 재편을 시사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중국 광저우 LCD 생산 법인을 TCL CSOT에 지분 100%를 넘겼다. 동시에 국내에서도 파주·구미 사업장 근로자들 중 1400명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까지 적자 폭을 줄이다 올 4분기에 전년 대비 흑자 폭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최근의 국내외 동향을 살펴보면 기업 구조조정·파산의 경우가 이전에 비해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불안정한 재무 구조를 가진 회사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복세·장기 성장세가 불투명한 섹터 위주로 채권자의 상환 압박은 커질 것이며 채권자·투자자·주주 등으로부터의 지원 환경은 점점 더 악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