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에 엇갈린 여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10 20:12

경남도의회 조례 폐지 입법 예고에 ‘갑론을박’
보수 단체 “폐지 환영…마을교육공동체 아이들에게서 손 떼라”
경남교육청 교육장협의회 “조례 폐지는 지역사회에 피해”

창원=에너지경제신문 이상욱 기자 경남도의회가 '경상남도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이하 조례) 폐지안을 입법 예고하자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보수 성향 단체에선 곧장 환영 입장을 내고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를 찬성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경남교육청 교육장협의회에선 “조례 폐지는 지역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앞서 지난달 19일 경남도의회는 마을 강사 자격이 철저하게 검증되지 않았고, 마을 강사들의 정치적 중립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조례 폐지를 입법 예고했다. 경남도의회는 오는 15일 조례 폐지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경남도의회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에 엇갈린 여론

▲경남도의회 전경. 제공=경남도의회

◇ 조례 폐지 찬성해온 보수 단체 “폐지 입법 예고 환영"

마을교육공동체 문제로 경남교육청과 줄곧 마찰을 빚어 온 보수 성향 단체는 반색했다. '바른가치수호경남도민연합'은 10일 경남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교육청과 마을교육공동체는 교육기본법 제6조 교육은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에 반하는 교육을 해왔다"고 했다.



이어 “왜 우리 경남 아이들은 120억 원의 돈을 들여 전문성이 떨어지는 마을 교육 교사들에게서 커피 바리스타·목공·숲속 등만 배워야 하나"며 “엄청난 돈과 거대한 조직을 가진 경남교육청과 세력 집단이 된 마을교육공동체는 우리 아이들을 망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태 전환과 기후 위기 교육이라며 경남에 있는 55곳의 학교의 수천 명의 학생을 수업 시간에 수업하지 않고, 밖에서 시위하게 만든 지역은 경남이 유일하다"며 “자신들의 생태계 형성하고 자신들의 아젠다를 교육하려 하는 경남교육청과 마을교육공동체는 우리 아이들에게서 손을 떼라"고 주장했다.




◇ '조례 폐지' 힘 싣는 김상권 전 경남교육청 국장 “경남교육청 미사여구에 속아선 안돼"

지난 2022년 6·1지방선거에서 중도·보수 단일화 후보로 경남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김상권 전 경남교육청 교육국장도 이날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와 관련해 “폐지돼야 마땅하다"며 힘을 실었다.


김 전 교육국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논란이 되는 것은 경남교육청이 이 조례를 근거로 진행하고 있는 학교형 마을배움터와 지역형 마을배움터, 행복마을학교 사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스로를 '지금의 경남교육청 정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칭한 김 전 국장은 “이 사업들 역시 경남교육청은 학부모와 지역민이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방과 후 및 주말에 학교와 마을에서 운영하는 배움터라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경남교육청이 말과 글로 표현하는 미사여구에 속아선 안된다"고 했다.


김 전 국장은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며 “학교형 마을배움터, 지역형 마을배움터는 어떤 단체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가? 경남교육청이 직접 운영한다는 행복마을학교는 어떤 사람들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가? 이 사업의 구체적인 교육내용과 프로그램은 얼마나 교육적인가? 2000명이나 된다는 종사자들이 그동안 편향된 정치적 활동은 없었는가? 특히 이 조례를 근거로 그동안 지원된 예산과 집행 내역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남교육청 교육장협의회 “체험 교육과 교육생태계 확장에 이바지"

조례 폐지 위기감에 휩싸인 경남교육청 교육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경남 18개 시군 교육지원청 교육장들이 참여한 협의회는 이날 오전 경남도의회를 방문해 조례 폐지 반대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날 협의회는 건의문을 통해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가 군지역에서는 주민들과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가족 캠프와 같은 문화 예술 체육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체험교육과 시 지역에서는 디지털 AI, 전통문화 등 온 마을이 배움터가 되는 교육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밝혔다.


또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 안전한 돌봄 환경 조성, 세대 간 소통과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지역민들과 함께 건강하고 안전하게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교육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례 폐지는 지역사회에 피해를 주고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이 자라고 살아왔던 지역을 하나둘 떠나게 만들어 결국은 지역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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