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추석연휴까지 기승을 부리던 폭염이 사라지고 어느덧 가을이 깊어졌다. 가을철 경륜 경주 특징이라면 떨어지는 기온만큼 선수들 회전력이 떨어지며 속력이 느려진다는 점이다.
기온이 본격적으로 내려가기 시작한 9월 마지막 회차인 38회차 경주를 살펴보면 기록적인 면에서 8월과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8월에는 선발급 경주에서 선수들이 대체로 200미터를 11초대에 주파했는데 지난 38회차 광명 선발급 경주에선 3일간 총 15개 경주 중 200미터를 11초대에 기록한 경주는 세 차례밖에 없었다.
우수급도 8월에는 11초 초중반 기록이 심심치 않게 나왔지만 38회차 경주선 11초 중후반대가 많았다.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기온이 내려가며 선수들의 평균 속력이 미세하게 느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월에는 여름철보다 선수들 200미터 주파기록이 평균 0.1∼0.3초가량 느려진다고 진단한다. 특히 선발급과 우수급 경주에서 기록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속력이 낮아지는 속에서 유리한 유형의 선수를 찾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이수원, 최순영, 박일호 등 준 노장 선수들 주목
전반적으로 선수들 속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빠른 속력에 부진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이수원(12기, A2, 수성)을 비롯해 박일호(10기, A2, 구미), 최순영(13기, A2, 인천 개인)과 같이 준 노장급 마크, 추입형 선수들 선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우선 가을이 시작되면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수성팀의 이수원이다. 8월 한차례 우승에 그쳤던 이수원은 9월 접어들며 3번 연속 입상에 성공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중 한번은 젖히기 승부를 통해 우승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수원이 최근 전성기 못잖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10월에도 활약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모든 전법을 선보이는 리베로 유형 대명사 우수급 최순영도 두드러지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안타까운 낙차 부상 이후 부진했던 최순영도 본격적으로 좋은 성적을 보이기 시작한 시기도 9월부터다. 부상에서 회복하며 훈련량을 늘린 부분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선수들 속력이 느려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8월에는 2위 1회에 그쳤던 최순영은 9월로 접어들며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기록했다. 특히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기 시작한 9월 말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우수급 복병으로 떠올랐다.
8월 부진했던 박일호도 9월 마지막 회차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특히 페달링에 본격적으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 부산 35회차에 출전한 박일호는 첫날 3위, 마지막 날 2위를 기록하며 강급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만들어냈다. 움직임 면에서 8월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10월 첫 경주에서 우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해 남은 기간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은 “이수원, 박일호, 최순영 선수의 경주를 분석해 보면 여름철 기존 선수들의 빠른 시속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9월 접어들며 움직임이 눈에 띌 만큼 활발해졌다며, 10월에도 경주 운영능력이 뛰어난 선수들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선발급 선수 중에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선수들이 있다. 박광제(12기, B2, 창원 의창)는 9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8월 한차례 입상에 그쳤던 박광제는 9월에는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차지했다. 특히 9월 마지막 회차인 광명 38회차에선 강자들을 연속으로 제압하는 특급 기량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선발급 유상용(11기, B2, 일산), 김경록(10기, B1, 부산), 이종필(11기, B2, 인천), 임근태(9기, B2, 부산), 우수급 주효진(5기, A1, 창원A), 박상훈(15기, A2, 전주), 장태찬(11기, A2, 대전), 최근영(19기, A1, 청평), 이용희(13기, A2, 동서울)도 8월에 비해 9월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