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금리 인하, 부동산시장에 장기적 호재될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14 15:44

지난 11일 0.25%p 기준 금리 인하 결정 이후 시장 촉각

전문가들 “당분간 영향 미미. 장기적 아파트 가격 상승 이끌 것"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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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김다니엘 기자

지난 몇 년간 고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주택 구입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부동산 시장도 위축됐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은행이 3년만에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낮추면서 긴축 시대가 가고 다시 양적 완화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주택 가격 상승과 공급량 증가 등 희망 섞인 기대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금리 인하가 시장에 선반영돼 있고 정부의 가계 대출 관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당분간은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주택 구매·투자 여력을 늘려 시장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이는 2021년 8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며 인상을 시작한 지 3년 2개월 만의 일이며, 기준금리 인하 자체로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 중 하나다.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자금, 투자자들의 투자금 마련에 여력이 생겨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공급도 따라서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금리 인하가 고금리 및 경기침체 장기화로 위축돼 있던 부동산시장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이미 지난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우리나라도 하반기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왔던 만큼 이미 국내 부동산시장에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주택 거래 총량과 매매가격 상승 움직임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달 미국 기준금리 빅컷(0.5%p 인하)으로 인해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거래량 또한 당장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월별 주택 거래량은 지난 7월을 정점으로 하락세이며 연말까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월 8916건을 기록한 후 8월 6180건으로 감소한 상태다. 지난달 거래량 또한 2399건에 머물고 있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향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의 가계 부채 관리를 위한 주택 대출 규제 강화도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하는 요소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실행된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및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등으로 인해 금리 인하가 실제 대출 증가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실수요자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금리 혜택을 받더라도 대출 한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주택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택 가격도 당분간 소폭 상승세 또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대출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들만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급격한 가격 상승이 어렵다는 전망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지난 7월 12억3096만원에서 다음달 12억528만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 9월 다시 11만5006만원으로 내려갔다.




다만 장기적인 시점으로 봤을 때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교과서적으로는 기준금리의 인하는 각 주체들의 투자여력을 증대시켜 부동산 등의 가격상승으로 연결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얘기다"라며 “실제 금리 인하는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금리 인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앞으로 금리가 내릴 여지가 크다고 판단된다면 더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대안임을 유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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