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배 론자·후지·삼성바이오로직스 선발업체 추격 본격점화
차바이오텍, 美세포유전자치료제 수주, 내년 판교생산시설 완공
SK팜테코도 美기업 인수, 프랑스 생산시설 완공 ‘매출 1조’ 기대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현재 주류 바이오의약품인 '항체치료제'에 이어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에서도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는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 2곳으로부터 CGT CDMO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먼저 면역항암제 개발기업인 '사이토이뮨 테라퓨틱스'와 바이럴 벡터 CDMO 계약을 체결했고 이어 항암치료제 개발 벤처기업 '몽구스 바이오와'도 바이럴 벡터 포괄적 개발 및 생산을 위한 CDMO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럴 벡터는 CGT에 들어가는 유전물질(DNA·RNA)을 안전하게 감싸 인체에 전달하는 운반체로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든다. CGT의 핵심 구성요소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정제가 어려워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CGT는 건강한 유전자를 인체에 주입해 유전병·희귀질환을 치료하는 바이오의약품으로 현재 주류이자 2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항체치료제(항체를 인체에 주입해 바이러스를 공격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제)에 이어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린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항체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8%씩 성장해 2029년 47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스위스 론자, 일본 후지필름다이오신스 등은 항체치료제 CDMO 분야에서 설비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CGT 시장규모는 현재 항체치료제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2029년까지 성장률은 항체치료제의 5배인 연평균 42%에 이를 전망이다. 항체치료제 CDMO에 이어 CGT CDMO가 유망 분야로 꼽히는 이유다.
차바이오텍은 2022년 한국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텍사스주에 CGT CDMO 시설을 준공, 바이럴 벡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내년 경기 성남 판교에 세계 최대 CGT CDMO 시설인 '세포유전자 바이오뱅크(CGB)'를 완공하면 분당차병원, 판교 마티카바이오랩스, 일본 마티카바이오재팬을 연결하는 글로벌 CGT CDMO 생산망을 구축하게 된다.
SK그룹의 CDMO 전문 계열사 SK팜테코는 최근 미국에 바이럴 벡터의 테스트 및 분석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cGMP(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테스트 시설을 구축했다.
현재 합성의약품 CDMO 분야에서 글로벌 5대 기업으로 꼽히는 SK팜테코는 CGT CDMO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 차바이오텍의 'CGB'에 맞먹는 CGT CDMO 시설을 짓고 있는 미국 CDMO 기업 'CBM'의 경영권을 지난해 인수했으며 같은해 프랑스 자회사 '이포스케시'에 유럽 최대 CGT CDMO 시설도 완공했다.
SK팜테코는 한국-미국-유럽의 대규모 생산시설을 통해 수년 내에 CGT CDMO 사업에서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세계 1위 CGT CDMO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CDMO 기업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미국 '생물보안법'이 이르면 올해 말 미국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 정치권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 국내 CDMO 지원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내년 2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이 국내에 시행되면 그동안 생명윤리 등 우려로 규제가 심했던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상업화 길이 열리고 CGT 분야 CDMO 산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