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원자재값↓·시장회복’…3대 호재에도 건설경기 어려운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0.22 14:41

지방 건설경기 침체 심각이 주 원인, 부도 건설업체 2019년 이후 최다

기준금리 인하, 원자재 가격 안정화, 주택시장 회복이라는 3대 호재 속에서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기준금리 인하, 원자재 가격 안정화, 주택시장 회복이라는 3대 호재 속에서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금리 인하, 원자재 가격 안정화, 주택시장 회복이라는 3대 호재 속에서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양극화, 인구 감소 등에 따라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지방 부동산 시장이 사실상 '궤멸'하고 있어서다. 건설업계에선 올해 연말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금리는 연 8%대 수준이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 이후 하향세가 뚜렷하다. PF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앙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올해 초 3.83% 수준에서 지난 11일 기준 3.40%로 하락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CD 금리는 더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건설업계의 자금조달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 안정화도 호재다. 국제시장의 철광석 가격은 중국 부동산 침체 장기화 영향으로 올해 들어 3분의 1 이상 급락했다. 원자재정보업체 아거스 자료를 보면 중국 칭다오로 수출되는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기준 톤당 92.2달러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톤당 가격이 140달러를 웃돌았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도 작년 12월 t당 141달러였던 철광석 거래가가 지난달 중순에는 1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치솟았던 가격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주택경기도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둘째 주(14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올라 30주 연속 상승세다. 실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1983년) 전용면적 74㎡가 28억원(6층),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2015년) 전용 94㎡가 42억원(5층), 대치아이파크(2008년) 전용 59㎡가 26억5000만원(14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 침체는 심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건설업의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1로 지난해 10월보다 16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이후 10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전산업 BSI(72)와 견줘도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이유는 지방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악성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다양한 경품과 파격적인 할인 등 미분양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7550가구로 이중 81.3%인 5만4934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평가받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1만3640가구에 달한다.


결국 지방의 많은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해들어 9월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24곳(종합건설사 8곳·전문건설사 16곳)이다. 이는 1~9월 기준으로 2019년(42곳)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간(11곳)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늘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산업은 건설경기 침체와 건설물가 상승에 따른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지방의 영세 중소 건설기업일수록 더 심각하다"며 “미분양 대책 등 정부는 지역건설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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