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연 원장 “트럼프 당선, 미국산 가스 수입 늘리는 방안 검토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08 16:21

에너지미래포럼,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주제발표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탄소중립 속도 늦출 수 있으나 세계 추세 유지될 듯"

“정부가 에너지 업계 시장 원칙 강화하고, 가격 결정 정치화 문제 풀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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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8일 JW매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된 에너지미래포럼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가 집권하는 4년 동안 미국산 에너지 수입, 특히 가스 수입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화석연료를 지지하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이 탄소중립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8일 서울 서초구 JW매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된 11월 에너지미래포럼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김 원장은 “트럼프가 당선됐지만 미국은 각 주 정부 차원의 탄소중립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재생에너지 투자가 계속 되는 가운데 에너지안보를 고려한 화석연료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국내 에너지업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의 주요 에너지관련 공약은 파리기후협약 탈퇴, 전기자동차 의무 제거, 해상풍력 에너지 개발 중단, 전략 석유 비축량 즉시 보충 등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에너지업계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사 등 화석연료 활용 업계에는 호재이나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배터리업계에는 악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는 줄곧 미국의 화석연료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관련 규제를 풀겠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이미 미국에선 트럼프 재선 여부와 상관없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수익성이 떨어진 재생에너지 중심의 투자보다는 화석연료를 포함한 인프라 분야 투자로 이동하고 있으며, 안보 이슈로 방산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김 원장은 “현재 대미 흑자가 많이 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특히 가스에 대한 수입을 좀 늘려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가스 수출을 하기 위해 큰 배가 필요할 텐데 그런 부분에 있어 우리 조선업계와 협력을 좀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연방 정부와의 협상을 위한 노력들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나라로서 에너지안보 이슈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동시에 탄소배출 감축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 결과"라며 “에너지 수입액이 2023년 기준 총 수입의 30% 가까이 된다. 에너지 산업 구조 자체가 에너지 다소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급격하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해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면서부터 유럽이나 미국이 러시아에 굉장히 제재를 많이 하고 있다. 에너지가격이 전쟁 초기에 굉장히 급등세를 보였으나 지금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과 신흥시장, 개발 도상국들은 청정 에너지 투자와 함께 에너지 안보를 위해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탄소중립에 대한 동참을 발표했고 그에 따라 화석연료를 줄여 나가는 추세"라며 “각국들이 기후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인데 유럽을 위주로 수입하는 제품에 이산화탄소가 얼만큼 내재돼 있느냐로 비용을 부과하도록 강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2050년까지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며 무탄소 발전설비 비중이 50%는 돼야 하며 에너지 효율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소규모 태양광 중심으로 보급을 했는데 이제는 더이상 개발이 쉽지 않다. 이에 정부가 입찰 제도, 경매 제도를 통해 획기적으로 바꿔보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또 지금 원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원전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정부가 좀 더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들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도록 시장원리 중심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재생에너지는 발전단가가 해외만큼 빠른 속도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 아직 생태계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부분과 저렴한 중국산 물량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가 경쟁 입찰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에너지 분야의 전반적인 거버넌스 규제가 시장 체제가 아닌 정부의 입장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부분과 에너지 가격도 공공물가를 고려해 굉장히 정치화 돼 있는 문제를 정부가 풀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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