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표 지수 일제히 하락세
외국인 이탈 역대 최고 수준
높은 밸류에이션에 투심악화 전망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인도 증시가 내년에도 혼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인도의 고질적인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부각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외국계 투자은행(IB)도 '비중 축소'를 권고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하는 중이다.
12일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서 인도 대표 지수인 센섹스 지수는 한 달간 3.0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의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 지수도 3.93% 떨어졌다.
인도 주요 지수는 9월 말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조정을 받고 있다. 센섹스 지수의 경우 9월 26일 8만5836.12포인트로 마감했지만, 전날 7만9496.15를 기록했다. 니프티50 지수도 9월 26일 2만6216.05포인트에서 전날 2만4141.30포인트로 마감했다.
인도 증시에서 종목도 하락세다. 에너지 기업 릴라이이언스는 지난 한 달간 7.22%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자동차 제조업체 타타모터스와 마힌드라도 각각 13.28%, 7.45%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 인도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하락세다. 특히 인도의 3대 고성장산업(IT‧소비재‧인프라)을 섭렵중인 타다그룹의 주가도 휘청이는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타타그룹' ETF의 1개월 수익률은 -6.75%다. 국내에 상장된 인도 관련 ETF 중 수익률이 두 번째로 낮다.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의 1개월 수익률도 -7.69%를 기록 중이다.
인도 증시의 큰손으로 꼽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심각하다. 인도 증권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 상장 기업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은 15.98%다. 인도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이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10월 외국인은 1조1400억 루피(약 135억 달러, 약 19조원)의 순매도했다. 이는 인도 증시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출을 기록이다. 인도의 외국인 보유 자산 총액은 10월 말 기준 71조 800억 루피로, 한달 전 77조 9600억 루피에서 8.8% 감소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외국계 IB 골드만삭스는 경제성장 둔화와 고평가 우려를 이유로 인도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인도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평균 5~6%로 높게 유지되고 있고, 무역적자 역시 1980년대 이후로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의 순유출액 확대도 장기간 이어진 루피화 약세를 부각 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도 주식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란 분석이다. 인도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3배다. 아시아 증시와 중국 증시가 각각 12배, 10배인 것과 비교해 고평가 돼있다.
UBS도 인도 증시에 대한 '비중 축소'를 권고했다. UBS는 “투자심리가 중국 증시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인도의 실적 하향 조정 결과를 보면 일부 필수 소비재 기업조차도 적정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투자에 불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도 증시는 일시적 조정에 불과해 저점 매수 구간으로 활용해 볼만하단 의견도 있다. 성장성이 우수한 인도 증시는 장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단 이유에서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 정부는 2025회계연도 2·4분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7%에서 6.8%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전반적인 성장 스토리가 훼손되지는 않았다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7.2%)을 유지하고 있다"며 “제조업과 민간소비 모멘텀의 둔화 추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고, 인도 증시가 숨고르기에 돌입했다고 판단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도 증시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