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 앞둔 공모펀드…제도 안착 관건은 수익률·LP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8 15:25

내년 공모펀드 직상장 추진…공모펀드 활성화 방안 일환

주식·ETF처럼 증권사 앱 통해 거래 가능…편의성 제고

ETF 대비 경쟁력 낮아 한계 뚜렷…증권사 LP 부족도 문제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내년 2분기부터 공모펀드가 증시에 상장된다. 투자자들은 공모펀드를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ETF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더디게 성장하는 장외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다만 증시 직상장만으로 ETF로 몰리는 투자자들을 사로잡기에는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수년째 공모펀드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공모펀드 직상장 역시 지난 1월 발표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의 일환이다.


금융위는 공모펀드 상장으로 기존 공모펀드의 한계를 해소하고 거래 활성화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13일 24개 자산운용사와 3개 증권사, 6개 수탁기관, 한국거래소 등 34개사에 대해 공모펀드 상장거래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를 지정했다.



샌드박스로 지정된 24개 자산운용사는 상장 공모펀드에 대해 펀드 내 상장클래스(X클래스)를 신설해 상장하게 된다. 상장클래스 방식은 동일 펀드 내에 클래스별로 다른 판매보수와 수수료 체계를 적용하는 것으로 미국과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 해외에서 통용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연내 거래소 규정안을 마련하고 내년 1분기 중으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다. 이후 상장심사를 거쳐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장 공모펀드 거래를 개시한다.




공모펀드 상장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낮은 비용으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편된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이용 중인 증권사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주식이나 ETF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거래 과정을 단순화해 투자자 편익을 제고함으로써 공모펀드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기존 공모펀드의 한계로 지적돼온 복잡한 가입·환매 절차가 사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거래가 편리해졌단 점만으로는 상장 공모펀드가 활성화되기에는 한계가 여전히 뚜렷하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미 ETF로 투자자들이 몰려간 상황에서 공모펀드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기존에 공모펀드 시장은 수년간 정체돼왔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312조482억원이던 공모펀드 순자산총액은 2022년 283조1184억원으로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이후 2023년과 올해 소폭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ETF 시장과 비교하면 상승 속도가 더딘 편이다.


같은 기간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2022년 말 78조5116억원에서 지난해 말 121조672억원으로 1년 만에 54.2% 급등했다. 올해도 지난 14일 기준 163조3359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공모펀드가 ETF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로 운용될 경우 ETF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높진 않다"며 “ETF 이상의 수익률과 운용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펀드 운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동성공급자(LP)가 현저히 적다는 부분도 한계로 지목된다.


LP는 시장 내 매매 주문을 내고 거래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증권사 LP를 충분히 확보해야 펀드 활성화가 용이해진다. 하지만 이번 공모펀드 상장 시 유동성공급자(LP)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SK증권 등 3곳뿐이다. 애초에 공모펀드 LP 중 하나였던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ETF LP부서에서 1300억원의 손실을 보면서 해당 업무를 중단하면서 공모펀드 LP 명단에서도 제외됐기 때문이다.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상장 공모펀드가 시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낮은 비용, 거래 편리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투자자 보호 기반 위에서 적극적 운용과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달성하는 성공사례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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