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여객 선호 노선 좌석 공급 대폭 확대
美-中 갈등↑·SAF 지연 가능성 등에 따라 실적 맑음 예상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신규 매출처 다각화로 수익↑
유럽 노선 취항 티웨이항공, 대형기 운영비에 적자 기록
국내 항공사들이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를 맞아 여객·화물 사업에서 고루 호실적을 기록했고 매출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사업 모델(BM) 전환을 시도 중인 티웨이항공만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해 재무 관리 노력이 요구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4조2408억원, 영업이익은 618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19% 증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매출은 역대 전 분기 최대치를 갱신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실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하계 휴가·추석 연휴 등 성수기에 여객 선호 노선 좌석 공급을 늘렸고, 상위 등급 승객을 적극 유치를 통해 전 노선 수익 호조세를 이뤄내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매출이 1조8796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여객 매출은 1조2702억원으로, 일본(16%↑)·중국(13%↑) 등 중단거리 노선과 미주(6%↑) 노선의 수요 강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0% 확대됐다.
통상 3분기는 전통적인 항공 화물 비수기다. 그럼에도 두 회사 모두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대한항공은 유럽행 배터리·철강 소재를 선점해 하계 수요 변동성에 대응함과 동시에 반도체·자동차 부품 유치에 성공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당분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전망은 밝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양국 간 직항 노선 공급에 제한이 따를 것으로 보여 인천국제공항 등에서의 환승 수혜 지속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연료비 부담 경감이 기대돼서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압승을 거둬 글로벌 친환경 전환 정책 기조 둔화에 따른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 사용 의무화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각국 항만·철도 파업 가능성과 중동 지역 분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물류 공급망 불안 지속도 화물 사업 실적 추가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환호성을 지르기는 마찬가지다.
제주항공 매출액은 4602억원, 영업이익은 39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5.4% 늘고 영업이익은 11.0% 빠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환차손과 고물가 탓에 영업이익이 줄긴 했지만 중단거리 노선에서 견고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성수기 여행 수요를 흡수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수송객 수는 332만4143명, 점유율은 14.2%로 국적 LCC 중 1위를 차지했다. 제주항공은 50개 도시 73개 노선을 활용해 다양한 노선을 조합하고 환승객을 유치해 지속 성장세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8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진에어도 역대 3분기 중 최대 매출을 이뤄냈다. 매출은 3646억원, 영업이익은 402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23.1% 증가했다.
통합 LCC의 중심에 서게 될 진에어는 에어서울이 취항 중이지만 기재 부족 탓에 수송력이 달린다는 점을 파악, 인천-다카마쓰 노선에 신규 취항했고 인천-홍콩 노선 복항 등 수요처를 찾아내 매출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올해 3분기 매출액 2502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3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6% 늘었다. 이는 대만·중국을 비롯한 중화 노선 공급을 대폭 확대한 가운데, 일본 노선에도 주력한 결과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전체 일본인 관광객 중 약 47%, 중국인 관광객의 약 35%, 대만인 관광객 약 36%가 우리 여객편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LCC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가 한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지방발 국제선 확대 등 실적 개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티웨이항공은 상장 국내 항공사들 중 유일하게 적자를 봤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3950억원, 영업손실 71억5279만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 봐도 59억5675만원 영업손실을 냈다. 경쟁사들이 계절적인 요인에 따라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는 티웨이항공이 단거리 위주의 BM에서 탈피해 '제2의 아시아나항공'을 꿈꾸며 유럽 등 장거리 사업에 나선 데에 기인한다. A330 리스료는 월 5억원에 달하고 777도 운용할 계획도 있어 대형기 운용 비용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광고·선전비와 판매 촉진비 등 마케팅 비용은 23억5470만원으로 244.2%, 판매비와 관리비는 385억1756만원으로 32.6% 늘어 재무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