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더 오르나···건설사 영업이익률 ‘밑바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19 15:24

5% 못 넘고 일부는 적자···공사비 급등 여파

‘보릿고개’ 내년까지 계속될 듯···소비자 부담↑ 불가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수익 지표가 일제히 바닥을 기고 있다. 대부분 업체들의 3분기 영업이익률이 5% 선을 넘지 못했고 일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공사비 급등 등 여파로 매출을 올리면서 마진을 남기지 못한 탓이다. 건설업의 '보릿고개'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분양가 상승 등 소비자가 떠안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중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5% 이상을 기록한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5.2%)뿐이다. 나머지 9개 건설사는 100원을 투자해 5원도 채 벌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4.58%), HDC현대산업개발(4.44%), DL이앤씨(3.72%) 등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 GS건설(2.63%), 포스코이앤씨(2.2%), 현대건설(1.8%), SK에코플랜트 솔루션 부문(1.2%) 등 100원을 써서 1~2원 버는 꼴이다. 한화 건설부문,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신세계건설 등은 아예 영업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 비해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이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10대 건설사 중 DL이앤씨와 GS건설만 3분기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1·2위 업체인 삼성물산(2360억원)과 현대건설(1481억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1%, 53% 빠졌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공사비 급등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기준 전국 건설공사비지수는 130.45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때문에 3분기 건설사들의 원가율도 대부분 90%를 넘겼다. 원가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개선될 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공사비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에는 아직 한기가 돌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사비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는 분위기다. 시멘트 업체들이 공급가를 낮춰주길 바라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건설경기 침체로 출하량이 줄며 주요 시멘트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작년과 비교해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실 때문에 아파트 분양가가 한동안 더 오를 것으로 본다. 건설사들의 수익성 지표가 바닥권이고 반등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오름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내놓은 '10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575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역대 최고가였던 9월(569만2000원) 대비 1.18% 상승했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13.05% 오른 수치다. 서울만 놓고 보면 ㎡당 평균 분양가가 1420만3000원으로 파악됐다. 9월(1338만3000원)보다 6.13% 뛰고 1년 전보다는 45.76% 급등했다.


최근의 경기 침체와 맞물려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주택 공급 위축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파이낸싱(PF) 우발채무 우려가 잦아들었음에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분양 관련 비용을 털어내고 공사비가 하락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이익 불확실성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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