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 10% 이상으로 상승 목표…수익성 개선 목표
연말 코리아 밸류업 지수 신규 편입 가능성 점쳐져
주주환원 강화하지만 신사업 수익화 시점이 관건
글로벌 인력감축 감안, 일각서 구조조정 우려 커져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연말 밸류업 리밸런싱에 편입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점과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LG유플러스를 마지막으로 통신3사의 중장기 밸류업 계획이 모두 공개됐다. 공통적으로 AI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골자다. 현재 ROE보다 0.4%~4%p까지 상승시키겠다는 목표다.
각사별로 ROE 목표치를 살펴보면 SKT는 2026년까지 10% 이상, KT는 2028년 9~10%,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진 않았으나 8~10%를 제시했다. 지난해 3사의 ROE는 SKT 9.6%, KT와 LG유플러스는 6%대로 집계됐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것이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통해 이익을 얼만큼 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경영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3사는 공통적으로 AI 중심 사업 구조 재편과 수익화를 위한 과도기를 보내고 있다. ROE 개선 작업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ROE를 높이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내수시장 중심의 유·무선사업 성장이 정체됨에 따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AI를 낙점하고 탈(脫)통신 전략을 가동해 왔다. 경영 효율화와 수익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일부 개편이 추진된 현재 사업 구조에서는 일단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이들의 실적에서 AI 관련 매출 성장이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다. 이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DC)·AI 컨택센터(CC) 등을 통해 B2B 영역을, AI 비서를 통해 B2C 영역을 공략할 방침이다.
주주환원 강화 및 자사주 소각에도 나선다. SKT는 연결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 LG유플러스는 최대 60% 수준 주주환원율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2028년까지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한다.
이들의 궁극 목표는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배당금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ROE가 낮아 지난 9월 지수 선정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기존부터 통신에서 AI로의 사업 재편 시도가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이번 공시 발표로 밸류업 신규 편입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음달 특별 편입 종목을 추가하는 형태로 지수 구성 종목이 변경될 예정인데, 이 때 편입 여부가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3사의 AI 사업에서 수익이 창출된다면 통신주가 성장주로서의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통 관건은 수익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효율적인 수익모델(BM) 창출과 성공 여부에 따라 수익 발생 구조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AI 사업 확대를 통한 밸류업 전략이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가 기존 직원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존부터 제기돼 왔지만, AI 전환을 예고한 후 인력 조정에 나선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본업인 통신 인프라 약화와 핵심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작업 또한 숙제로 꼽힌다.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 BT는 2030년까지 40%가 넘는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감축 대상 사업부문은 광섬유·광대역 및 5세대 이동통신(5G)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 및 수리 부문이다. 감축 인원의 18%를 AI 및 업무 디지털화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KT가 네트워크 부문을 중심으로 약 20% 이상을 감축하는 걸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에 나섰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SK텔레콤 역시 최근 SK그룹에서 운영효율개선을 이유로 임원 20%를 감축키로 함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1일 홍범식 신임 대표가 취임함에 따라 황현식 전 대표가 지휘했던 사업 중 저성장 사업에 대한 인원 감축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