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폭탄’ 현실화…“취임 첫날 중국·멕시코·캐나다 제품에 부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1.26 13:29
Trump Wright Things to Know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 이웃나라인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해선 기존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같이 밝혔다.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유입과 불법 이민 문제를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1월 20일) 행정 명령 중 하나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대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유입되고 있으며 전례 없는 수준의 범죄와 마약을 가져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과 불법 외국인들의 미국 침략이 멈출 때까지 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멕시코와 캐나다 두 나라는 오랫동안 이어왔던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절대적인 권력과 힘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이 힘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며, 그렇게 할 때까지 그들은 매우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해서도 “특히 펜타닐을 비롯해 상당한 양의 마약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과 관련해 나는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중국 정부 대표들은 마약 밀매 적발시 최고형인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약은 주로 멕시코를 통해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가 중단될 때까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대해 어떤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 발언이 나오자 캐나다 달러화 가치는 4년래 최저치로 추락했고 멕시코 페소화는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달러 대비 중국 역외 위원화 환율도 급등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3대 수입국을 겨냥해 이날 발표한 이번 관세는 대선 때의 관세 공약과는 별개다.


그는 대선 때 미국 노동자 보호, 기업 유치 등의 이유로 ▲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 ▲ 중국에 대한 60%의 관세 ▲ 중국 업체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대한 100~200% 관세(최대 2천%까지 언급한 적도 있음) 등을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관세의 이유로 미국 노동자 보호와 제조업 부흥, 자동차 산업 보호 등을 거론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발표된 것은 개념적으로는 공약으로 발표한 관세 정책에 추가되는 것이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스콧 베센트를 미 재무장관을 지명한 이후 나온 점에서 주목을 더 받는다. 전문성과 합리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베센트가 트럼프 당선인의 과격한 관세 정책을 중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면 미국 에너지 가격이 상방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캐나다가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분야는 석유와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로, 수출액은 1736억 캐나다 달러로 집계됐다. 2위인 자동차 및 트럭 분야(806억 캐나다 달러)를 2배 넘는 수준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상무장관을 지냈던 윌버 로스는 “캐나다 에너지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비용을 높이는 만큼 미국 일자리에 전혀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자동차 생산이 완료되기 전에 수차례에 거쳐 부품이 이들 국가를 오가는데 그때마다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제조업체들의 수익이 줄거나 급격한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협상을 위한 수단에 더 가까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캐나다 단체인 자동차부품제조협회의 플라비오 볼프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유명세를 타게 만든 행동을 했고, 그것은 토론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시도"라며 “유일한 서프라이즈는 이런 행동이 빨리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 역시 이번에 발표한 관세 공약이 그대로 시행될지 아니면 취임 전에 협상 전략으로 사용하는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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