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노마드싱크 5000’ 국내 출시…가격 60% 저렴
“천연 니코틴 제품과 동일세율 적용” 국회·시민단체 요구
BAT “법제화 동의…유통 제한·판매지침 준수 책임 강화”
국내 담배시장에 합성니코틴 액상담배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BAT로스만스가 합리적 가격과 판매지침 강화을 내세워 '규제 강화'를 외치는 비판여론 잠재우기에 나서고 있다.
출시 전부터 '편법 판매' 꼬리표가 따라 붙던 상황에서 판매처 제한, 합리적인 판매가 설정, 판매 가이드라인 강화 등 책임감을 높이는 정공법으로 밀고 나간다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BAT로스만스는 전국 베이프숍(전자담배 가게) 대상으로 합성니코틴 액상담배 첫 제품 '노마드 싱크 5000' 출시를 공식화했다. 국내 전자담배 도매상을 통해 입점을 진행했으며, 실제 판매 일자는 각 소매처마다 다르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합성니코틴 담배는 암암리에 국내에서 상당수 유통되고 있지만, 대형 담배업체가 정식 판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기존 연초·궐련형 전자담배·천연 니코틴 액상담배와 달리 편의점이 아닌 전문 베이프숍에 한정해 판매하는 점이다.
법적으로 합성니코틴을 다루는 규제 체계가 수립되지 않은 데다, 인체 유해성에 구체화된 정보도 없는 제품을 선뜻 들여놓기 꺼려진다는 것이 편의점 업계 중론이다. 각종 리스크로 현재 KT&G, 한국필립모리스, JTI코리아 등 경쟁사들도 제품 출시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담배사업법 특성상 연초가 아닌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니코틴 담배는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세금·부담금이 부과되지 않고, 온라인 판매와 할인·덤 증정 프로모션마저 가능하다. 특히, 무인자판기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하면서 청소년 흡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질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당초 베이프숍 외에 편의점 입점을 계획한 적이 없다"면서 “도매상을 통해 입점업체 위주로 판매 가이드라인 준수를 반복 강조하겠다"고 책임감 있는 판매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당장에 천연 니코틴 담배에 의무 표기하는 경고그림·문구 등을 적용해 디자인 측면에서 청소년 흡연을 유도하는 요인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온라인 판매도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마드 판매가를 기존 천연 니코틴 액상담배보다 크게 낮춰 출시한 것도 여론을 의식한 조치다. 실제 첫 제품인 노마드 싱크 5000 권장 소비자가는 1만7000원 선으로 기존 천연 니코틴 액상담배 '뷰즈 고' 가격과 비교해 약 60% 저렴하다.
당초 지난 5월 합성니코틴 출시 소식이 알려지면서 BAT로스만스는 세금·부담금 절약분을 소비자 혜택으로 환원키로 했다. 다만, 국민 정서를 고려해 할인 프로모션 공세 대신 출시가를 저렴한 수준으로 매기는 방향에 무게를 뒀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반면에 합성니코틴 담배 규제 근거를 마련하려는 입법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BAT로스만스도 제품 판매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천연 니코틴 담배 등과 동일한 세율을 합성니코틴에 적용한다면 과세 공백에 따른 이윤을 챙길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업계 분석이다.
아직 국회 문턱은 넘지 못한 상황이나 합성니코틴 담배와 관련해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발의된 법 개정안만 9건에 이른다. 최근 청소년지킴실천연대·한국담배규제교육연구센터·서울YMCA 등 시민단체 차원에서도 합성니코틴 규제 법제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법적 제도를 마련하는 데 전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라며 “추후 과세가 진행된다면 이에 따라 제품 판매도 일정 부분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