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속 인하 “성장세 유지 필요성 시급”
내년, 내후년 1%대 성장률 제시한 한은
“무게 중심, 경기 리스크 대응으로 이동”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 설정 안 할 것”
한국은행이 15년 만에 기준금리 연속 인하를 단행한 것은 국내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하향 조정하며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 잡았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말 최종 금리 수준은 연 2.25%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28일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2회 연속 인하에 나선 것에 대해 경기 부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내렸고, 이날 연 3.0%로 추가 인하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는 국내 성장세 유지 필요성이 상당히 시급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월 금리 인하는 올해 성장률 기존 전망치인 2.4% 달성이 어려웠기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었고, 이번의 연속적 금리 인하는 내년과 내후년, 2년 연속 잠재성장률 2%대를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했기에 연속적인 금리 인하 스탠스로 변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8월 예상치인 2.4%보다 0.2%포인트(p) 낮아졌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존 2.1%에서 1.9%로 0.2%p 낮췄다. 2026년 경제성장률은 1.8%로 처음 제시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특히 유상대 한은 부총재가 소수의견을 개진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이는 그동안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가계부채, 환율 등 경기 이외의 요인들에도 높은 경계감을 유지했던 이창용 한은 총재와 다르게 금통위의 통화정책 결정 무게 중심이 경기 리스크 대응으로 크게 이동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경기하방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한 여러 견해가 있었지만 한은은 상대적으로 국내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며 “하지만 기존의 금리 인하 제약 조건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은 경기 불확실성 확대를 근거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말 기준 최종 기준금리는 연 2.25%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하를 서프라이즈로 평가할 수 있으나, 지난 2주간 시장금리는 한은과 정부의 기류 변화를 감지하며 큰 폭 하락했다"며 “향후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가 3대3으로 제시됐고 이창용 총재의 기자회견을 감안하면 중립금리 상단(연 2.75%)까지 빠른 속도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내년 1분기 중 금리 추가 인하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금리 인하 속도는 조절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2명의 동결 소수의견이 나왔다는 것을 감안해 내년 1월 연속 인하까지는 과도하다고 판단한다"며 “2월과 5월, 8월 정도 수정경제전망 여건에 맞춰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기준금리 전망은 기존 연 2.5%에서 연 2.25%로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백윤민 수석연구위원도 “금통위의 3개월 내 통화정책 포워드 가이던스가 3대3으로 제시됐지만 큰 의미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내년 말 기준금리는 당초 예상(연 2.5%) 수준보다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통화정책 결정의 무게 중심이 경기 리스크 대응으로 이동한 것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한은이 굳이 최종 금리 레벨을 중립금리 수준 이상으로 설정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