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B플러그에너지 수상한 거래]①‘헬리아텍 주가조작’ 세력의 귀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05 10:13

곳곳에서 확인되는 헬리아텍 실질사주 알렉스홍의 흔적

김선기 이사 후보, ‘랜디 저커버그’ 이즈미디어에서도 확인

잔금 미지급 상황에서 임시주총 업계 “상당히 이례적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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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B플러그에너지가 곧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 이사진 선임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수 측이 대금을 완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 주주총회가 진행되는 것은 물론, 이사 후보군 중 일부가 과거 '헬리아텍 주가조작 사건' 관련자들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오는 13일 KIB플러그에너지(KIB)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김선기 등 4인이 이사 후보로 등재됐다. 이는 지난달 있었던 더코어텍의 지분 인수 계약의 후속 과정이다.


지난달 18일 더코어텍은 오픈아시아컴퍼니와 엠스퀘어글로벌로부터 KIB 주식 2741주와 1795만주를 각각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또한 특별관계자인 엑시오스 역시 오픈아시아의 KIB 주식 800주를 양수하기로 했다. 잔금은 오는 24일 치를 예정이다.



두 거래 사이의 특이한 점은 잔금을 치루지 않은 상황임에도 임시주총을 먼저 열다는 점이다. 이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잔금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회를 넘긴다면 향후 대금을 받지 못했을 때 어려움을 겪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양측 간에 모종의 합의가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관련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KIB의 백승륜 이사는 헬리아텍에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당시 최본룡 대표와 함께 일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이사진과 합류할 이사진 모두에서 알렉스홍과의 인연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KIB 이사회는 김선기 후보자에 대해 “그는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경영의 투명성, 건전성을 제고하여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즈미디어 상장폐지와 김선기 이사 후보

하지만 김 후보가 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제고할지는 의문이다.




그는 이즈미디어 관련 이력이 있다. 2021년 이즈미디어는 메타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누나인 랜디 저커버그를 앞세워 가상자산, NFT 등 미래 신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이듬해 감사의견 '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종목이다.


거래가 정지됐던 2022년 11월, 어바인아시아는 2회차 사모 전환사채(CB)를 인수 후 즉시 행사하여 이즈미디어 이사회를 장악했다. 당시 매매대금인 약 114.8억 원을 외화수표로 지급했으나, 해당 수표에는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반환하기로 하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이즈미디어는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지 못했고, 결국 유입된 대금은 재무상태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 어바인아시아는 현금 유출 없이 이즈미디어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무자본 M&A에 성공했다. 이후 어바인아시아는 이즈미디어의 주력 부문인 CCM부문(현재 코어옵틱스)을 자회사로 분리하고 더코어텍에 매각하면서 이즈미디어는 사실상 해체됐다. 결국 이즈미디어는 지난달 22일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이즈CCM의 대표이사가 현재 KIB플러그에너지 사내이사 후보인 김선기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조건부 거래로 인해 이즈미디어는 자금이 유입되지 못했고, 자회사를 매각해 회생에 이르렀다"면서 “자회사의 대표이사였던 그가 KIB의 경영을 건전하고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희대의 주가조작 헬리아텍 실질사주 알렉스홍

김 이사는 알렉스홍이란 인물과도 인연이 있다. 알렉스홍은 어바인아시아의 실질 사주로 알려져 있어, 주력 자회사인 이즈CCM 대표와 상당한 친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즈미디어의 최대주주인 넥스플랜은 “홍평화(알렉스홍)는 어바인아시아를 내세워 허위의 거래를 만들어 이즈미디어의 경영권을 유지했다"면서 “이후 이즈미디어의 상장폐지와 상장폐지 이후 채무자의 자산을 빼돌릴 방안을 강구했다"고 밝혔다.


알렉스홍은 홍평화로도 불리며 과거 헬리아텍의 실질 사주다. 헬리아텍은 2007년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주가조작 사건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헬리아텍은 시스템통합(SI) 전문 IT기업이었다. 2006년 6월 최본룡 대표 등 3인이 이사진에 합류했고, 11월에는 '원유, 석탄 및 천연가스를 포함한 국내외 자원의 탐사, 채취'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후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가스 유전 개발 사업 참여 소식이 전해지면서 헬리아텍의 주가는 1년 사이 40배 이상 폭등했다. 2006년 1월 주당 2,670원이었던 주가는 2007년 1월에는 9만 49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러한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증권선물위원회는 최본룡이 헬리아텍의 실질적인 사주 홍평화 등과 공모하여, 최본룡이 대표이사이고 헬리아텍의 감사인 홍쏘니아숙녀가 감사를 맡고 있는 (주)헬리아모리스 등을 이용해 시세조종 및 사기적 부정거래로 총 545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당시 대표이사였던 최본룡은 해임됐으며, 최본룡과 홍평화 등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주가 조작으로 인해 헬리아텍은 결국 상장폐지됐다"면서 “책임을 지지 않고 도피하고 있는 인물과 함께하는데 향후 KIB 경영이 건전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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