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동행축제 맞아 경동·청량리시장 표정
김장철 지나고 정국 혼란에 손님 발길 적어
시장상인 “동행축제? 몰라요” 시큰둥 반응
이모카세 일부 맛집만 대기줄 북적 대조적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전통시장의 '12월 동행축제' 참여 분위기를 조성 중인 가운데, 12일 오후 찾아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과 청량리전통시장은 최근 '비상계엄령 파동'에 이은 탄핵정국의 여파로 비교적 한산했다.
일부 유명 상점은 인파가 북적였지만 시국이 혼란스러운 만큼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돼 있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번 주말 '대통령 탄핵 2차 표결'을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동행축제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두고 내수 진작에 힘쓰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전통시장에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경동시장에서 수산가공품 노점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동행축제가 뭔지 모른다"며 “계엄인지 뭔지 전에는 그나마 사람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경동시장 안내소의 한 직원에게 요즘 시장 분위기를 묻자 “동행축제 시작한지 한참 된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김장철에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마저도 끝나니 요즘은 한산하다"고 전했다.
물론 시장 내에 길게 줄이 늘어선 상점도 있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세를 탄 한 육가공전문점 앞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축산물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차례를 기다리는 한 손님에게 왜 이렇게 줄이 긴지 묻자 “저렴한데다 온누리상품권도 받아줘 원래 유명한 곳"이라며 “경동시장에 오면 여기 꼭 들르는데, 오늘은 그나마 정말 줄이 짧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경동시장 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안동집' 역시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 무렵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안동집 대기인원은 어림잡아 약 50명으로 보였는데, 안타깝게도 인근 다른 식당들은 '개점 휴업'이다시피 손님이 없었다.
기자도 최근 정부가 '밀고 있는'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으로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소량 구매를 하면서 '불쑥' 신용카드를 내밀기가 민망한데다 상인들도 카드보다는 현금 거래를 원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온누리상품권 앱을 통해 가맹점 리스트를 찾아볼 수는 있었지만, 그 넓은 시장 안에서 해당 점포를 찾는 게 더 어려웠다.
한편 중기부는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12월 동행축제 중점기간에 돌입, 전통시장 및 상점가도 동행축제에 참여하도록 했다.
동행축제 홍보 콘텐츠를 공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온누리 상품권 1만원을 지급하고, 이 기간 전통시장에서 누적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온누리상품권 15만원을 지급하는 영수증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중점 기간 종료 후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온누리상품권 2만원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