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위기 대응 리더십⑨] HDC현산…조직개편·인적쇄신으로 불황 타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19 14:00

'재무통' 정경구 신임 대표이사 선임…이사회 내 사내이사 3인 중 2인 재무 임원

한신평·한기평 평가서 'A(안정적)' 획득…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매출·영업이익 증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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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HDC현대산업개발

건설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 등 인적 쇄신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최근 그룹 내 '재무통'으로 알려진 정경구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면서 그가 지향하는 공격적 사업전략을 통해 불황을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그룹은 지난 6일 발표한 내년도 그룹 정기 인사를 통해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신임 대표이사 겸 사장을 선임했다.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정 대표는 신한투자증권을 거쳐 2008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했다. 2017년 HDC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18년부터는 HDC현산에 복귀해 경영기획본부장을, 2020년부터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회사를 이끌었다. 2022년부터는 지주사인 HDC 대표로 그룹의 신사업과 인수합병(M&A)을 주도해 개발 역량 확보와 효율적 경영시스템을 통해 회사를 이끌어갈 역량을 갖췄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HDC현산은 3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정 대표를 필두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재무 라인을 재정비하는 모양새다. HDC현산은 지난 16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조기훈 상무를 신임 CFO로 인사했다. 그는 지난해 초 상무보 승진하면서 신설됐던 기업문화혁신실을 맡았는데, 2년 만에 상무로 승진하면서 HDC현산의 곳간을 책임지게 됐다.


정 사장과 조 상무가 함께 경영진을 꾸리면서, 이사회 내 사내이사 3인 중 2인이 재무 임원들로 채워져 기업에 재무적 유연성을 더하게 됐다. HDC현산은 2021년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당시 CEO, CFO, CSO의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꾸린 바 있다.




조직도 대대적으로 손봤다. HDC현산은 기존 건설본부를 건축본부로 변경하고 기술팀을 신설했다. 또 인프라 본부를 신설해 데이터 산업 등 신사업과 인프라 개발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드물게 부문장과 팀장에 1980년대생을 발탁하며 젊은 피 또한 수혈했다.


HDC현산은 불황 속에서도 실적 및 재무상태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평가한 신용등급 'A' 이상 건설사 중 지난해 말과 비교해 1년 만에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이 오른 기업은 HDC현산이 유일했다. HDC현산은 한국기업평가 평가에서도 지난해 모든 산업을 통틀어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이 상승한 기업 중 건설업계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두 신용평가사 평가에서 HDC현산의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은 모두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상향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DC현산이 올해 연결기준 매출 4조3395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증권업계 전망 및 3분기까지 실적 추이를 고려해보면 HDC현산은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대비 매출(+3.6%) 및 영업이익(+9.3%)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다. HDC현산은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에서도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 건설부문(5.7%)에 이어 2번째로 높은 4.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택사업 원가율 관리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2024년 HDC현산 부문별 원가율 전망치를 보면 자체주택이 80%대 초반, 외주주택의 경우 80%대 후반이었다. 여기에 더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가는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서울원아이파크·사업비 4조5000억원 규모)은 자체주택부문 실적을 대폭 늘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요 재무지표 또한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HDC현산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52.8%에서 올해 3분기 말 142.0%로,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1조4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2021년 말 2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또한 올해 3분기 말에는 1조6000억원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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