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복합쇼핑몰 늘리고 기존점 리뉴얼 확대
대형마트도 올해 리뉴얼 확대 집객 확대 총력
국내소비 부진 매출 둔화…해외진출 활로 타개
2024년을 소비 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유통업계는 새해에는 내수 경기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공격적인 출점 전략 대신 '점포 리뉴얼'과 '해외 진출' 투트랙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선다.
백화점은 복합쇼핑몰 키우기와 점포 리뉴얼 확대, 대형마트들은 복합몰 형태 매장과 특화매장 등 다양한 콘셉트 점포로 리뉴얼을 확대하며 집객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
유통기업들은 이와 동시에 고물가 불황·인구 감소 등 내수 한계가 뚜렷한 만큼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한단 방침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백화점은 복합쇼핑몰 확대와 함께 점포 리뉴얼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백화점은 점포명에서 백화점을 떼고, 복합쇼핑몰로 새단장해 성과를 이뤄냈다. 이에 따라 올해도 복합쇼핑몰 중심 점포 리뉴얼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타임빌라스·스타필드마켓·메가푸드마켓 등 점포 차별화 경쟁
지난해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수원점과 롯데몰 수원점을 통합해 '타임빌라스 수원'을 선보였다.
이렇게 선보인 타임빌라스 수원이 소기의 성과를 내자 롯데쇼핑은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 쇼핑몰 사업에 약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국내 쇼핑몰수를 13개로 늘리고,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다. 다만, 이중 절반 이상(7개)은 기존점의 리뉴얼로 추진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더현대 서울, 판교점 등 주요 점포의 명품 엠디(MD) 리뉴얼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리뉴얼을 지속해 내년엔 국내 최대 규모인 1만9834m²(6000평)의 식품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형마트도 리뉴얼 확대로 점포 차별화에 집중한다.
이마트는 올해 '스타필드 마켓'을 대형점포 위주로 확대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스타필드 마켓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디엔에이(DNA)를 입한 신개념 쇼핑 공간이다. 앞서 이마트가 지난해 8월 죽전점에 선보인 스타필드 마켓은 리뉴얼 오픈 후 최근약 3개월간(8월30일~11월25일) 전체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3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스타필드 마켓 점포 확대를 추진한단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작년 메가푸드마켓 라이브(강서점) 리뉴얼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기존 메가푸드마켓과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모두 리뉴얼 오픈을 확대해 성장세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식료품 전문 매장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가 지난 2023년 말 선보인 그랑그로서리 1호점 '그랑그로서리 은평점'은 올해 누계 기준(2024년 1월~11월 19일)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약 10%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점포 리뉴얼 오픈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내수 성장 한계점…식품·뷰티 앞세워 해외진출 승부수
유통기업들은 점포 리뉴얼 확대와 동시에 해외시장 공략에도 집중한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식품·쇼핑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동남아 공략을 위해 지난해 싱가포르에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 설립에 나섰다. 중국에서 막힌 해외 사업을 동남아 시장을 필두로 풀어내겠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승진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백화점 기획전략본부에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뷰티 사업을 총괄하는 뷰티 전략 TF팀을 신설했다. 뷰티 사업의 미국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초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 이마트는 해외 점포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낸다. 이마트는 지난달 20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이마트 프랜차이즈 5번째 매장 드래곤터미널점을 개장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마트는 오는 2030년까지 몽골 내 10개점 이상 추가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처럼 해외진출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고물가 경기불황 여파로 내수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공개한 지난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6(2020년=100)으로 전년 3분기보다 1.9% 감소했다. 2022년 2분기(-0.2%) 이래 10개 분기째 감소세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록이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단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정부 지출을 조기에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하나는 하도급 대급과 같은 정산 시스템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분위기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