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희망찬 2025년, 전력산업의 발전을 기대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09 10:58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증기기관 발명으로 촉발된 제1차 산업혁명은 석탄 시대를 열었고, 내연기관의 발명과 석유화학 기술의 발전은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3차 산업혁명을 거쳐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빅 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등을 토대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미래 에너지는 무엇일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작년 10월 세계에너지전망(World Energy Outlook) 보고서를 통해 곧 “전기의 시대(Age of Electricity)"가 도래할 것으로 예견하였다.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전기 사용량은 전체 에너지 수요 증가 보다 2배나 빠르게 증가하였고, 전기자동차, 에어컨, 인공지능 등의 확산에 따라 2035년까지 현재보다 6배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또한 전 세계 전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은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원을 이용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 사람이 사용하는 전력량은 1990년 2,202 kWh에 그쳤던 것이 30년이 지난 2022년에는 10,652 kWh로 급증하였다. 이에 따라 총 발전량은 1990년 118.5 TWh에서 2022년에는 591.8 TWh로 약 5배 증가하였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23 장기에너지전망"에 따르면 2050년에는 총 발전량이 759.4 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냉방을 위한 전기 수요 증가와 함께 전기차가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면서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신문사가 새해를 맞이하여 ChatGPT에게 한국 전력산업 전망에 대해 물어본 결과가 흥미롭다. “전력시장은 재생가능 에너지의 비중 확대, 스마트 그리드 및 ESS 기술의 발전, 전력 수요의 증가 등으로 인한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동시에 전력 가격의 변동성 증가와 민간 기업의 시장 참여 확대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전력시장의 디지털화와 효율성 증대가 이뤄지면서 전력 시장의 경쟁과 변화는 지속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전력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은 글로벌 경기둔화, 지정학적 갈등 확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으로 더 큰 도전과 변화의 해가 될 것이며, 국내에서는 지역별 차등요금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선정 등 전력생태계 개편이 급물살을 탈게 될 것임"을 강조하였다.



인공지능의 전망과 한국전력사장 메시지의 공통점은 “변화"다. 증가하는 전력 소비를 기존의 화석에너지발전으로부터 무탄소전원으로 전환하여 전력부문의 탈탄소화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 외에도 생산된 전력을 적재적소에 보내고 스마트한 전력소비를 위한 새로운 전력망(스마트 그리드) 구축과 전기저장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 전력시스템은 극심한 이상기후 현상과 사이버 테러 위험 등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전력시스템의 복원력과 디지털(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태양광과 풍력, 차세대 전력망, 에너지저장기술과 같은 분야에서의 혁신은 전력산업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열쇠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난 몇 년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은 서로 대립하는 존재처럼 여겨졌다. 정치적 쟁점사안이 되어 갈등만 커지면서 서로의 장점 보다는 단점만 부각되어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였다. 또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에너지 공급망의 변화는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전력산업의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모두를 아우르는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빠르게 진화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전력산업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4차 산업혁명과 전력산업의 변화 전망" 보고서는 인공지능, 빅 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기술을 전력산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며, 신규 사업자들이 전력시장 및 산업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는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 하지만 변화가 없이는 발전이 있을 수 없고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물론 변화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도전은 언제나 가능성을 품고 있다. 2025년은 전력산업의 탈탄소화를 비롯하여 에너지 전환의 성공 여부를 시험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불신과 분열을 걷어내고 새로운 전력산업의 미래를 열어가는 힘찬 2025년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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