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산업연 보고서 분석, 13개 주요 업종 중 6개 전망 어두워
보후무역주의와 대중국 견제가 동시 작용…긍정·부정적 요인 혼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주력 수출 중 자동차, 철강, 정유, 섬유, 가전, 이차전지에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조선과 석유화학,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는 성장이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와 대중국 견제 등이 각각 주요 악재와 호재로 꼽혔다.
12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산업연구원의 '2025 경제·산업 전망'을 분석한 결과다. 산업연은 대미수출에 있어 주요 13개 업종 중 6개는 전망이 어둡다고 봤고, 7개는 비교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선 자동차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보편관세 부과시 수출과 생산 감소가 예상된다. 자동차는 수출의 미국 의존도가 높고 중국업체의 경쟁력 상승으로 신규시장 개척이 어렵다는 게 산업연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보편적 관세 부과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연비규제 폐지 적용시 국내 생산 및 수출 감소와 더불어 전동차 부품 업체들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연의 또 다른 보고서인 '트럼프 보편관세 효과 분석'을 보면 따르면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나라 대미 수출 감소는 9.3~13.1% 수준으로 예상했다.
특히 대미 수출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는 10%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감소가 7.7% 가량 나타날 수 있고, 제조 공장이 위치한 멕시코·캐나다에 25%, 한국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13.6%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
자동차, 철강, 정유, 섬유, 가전, 이차전지 각종 보편관세 등의 규제로 힘든 한해 될 듯
철강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산업연에 따르면 국내 철강산업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한 쿼터가 이미 시행 중으로, 대미국 수출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조강 원산지 규정 강화 및 쿼터할당량 축소 등이 시행될 때를 우려했다. 또 보편적 기본관세 도입시 주요 수출국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한국산 중간재 수요 감소로 해당국으로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섬유는 미국내 사국산 소재 수요 확산 분위기 조성으로 한국산 소재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시장에 선 반영된 저유가와 고환율, 높은 시장금리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곧 대미 수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산업연은 가전의 경우 관세인상과 미국내 생산 확대의 보호무역주의를 지목했고, 이차전지는 'IRA Section 30D'에 규정된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 및 'Section 45X'에 규정된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PMC)의 지원 축소 가능성을 우려했다. 현실화되면 미국 내 이차전지 수요 둔화와 우리 기업의 국내외 투자의 전면적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10% 보편관세 부과도 부정적 요소로 봤다. 미국 생산 물량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연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서 국내 주요 산업에 대한 긍정 및 부정적 요인이 혼재할 것"이라며 “다만 정책의 시행 시기 및 효과의 발생 시차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선, 석유화학,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대중국 견제로 수출 호조 전망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업종도 상당수다. 조선은 미 해군의 MRO 및 특수선 시장 확대를 주목했다. 일반기계는 미국 내 수요 증가, 환경규제 완화에 따른 산업 활성화로 석유화학은 수출 청신호를 예상했다.
특히 대미 수출에 있어 반도체는 대중국 관세 부과 및 규제 강화를 호재로 여겼다. 중국산 반도체 규제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우리 업체가 볼 것이라는 내용이다.
디스플레이는 미국의 대중국 제제에 디스플레이 패널 기업이 추가되고 아이폰을 비롯한 주요 제품에 중국 패널 적용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즉 미국의 중국 견제 강화 기조가 국내 패널 기업의 점유율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 셈이다.
다만 산업연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대해 “중국의 경쟁력 강화 및 애국 소비 확대 추세가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산업의 점유율 축소가 예상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 “단가 경쟁 심화 등도 부정적 요인"이라고 꼽았다. 최근 중국 레거시 반도체의 급속한 점유율 확대에 따라 중저가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과 중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이외에 바이오헬스는 미국에서 중국기업과의 거래를 제재하는 생물보안법 입법화가 예상되지만 단기간 내 국내 시업들이 체감할 수준의 효과가 발현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수출에서는 중립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게 산업연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