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한신평·나신평, 대한항공 등급 전망 상향 ‘안정적’→‘긍정적’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너지 기대…국제선 여객 수 점유율 50% 전망
신평사 3사 “우수한 재무안정성으로 인수대금 부담 통제 가능할 것”
아시아나를 품은 대한항공이 다시 비상한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가 국내 1위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상향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시장 지위 강화와 견조한 이익창출 기조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가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향후 1~2년 내에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신평사들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로 사업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여객·화물 합산 항공기단이 약 280대 이상으로 증가하고 국제선 여객 수 점유율이 50%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매출 외형 역시 연간 2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1조6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058억원보다 증가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연간 추정 영업이익은 약 2조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종도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안정적인 여객 수요와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 창출 등을 감안할 때 견조한 이익창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신평은 팬데믹 이후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등급 전망 상향의 근거로 꼽았다.
박경민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화물부문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현금성자산과 당기순이익이 누적됐다"며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4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등 대규모 자본을 유입해 재무안정성 지표를 크게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 2020년 말 660.6%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99.2%로 줄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역시 61.7%에서 35.3%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또 신평사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인수대금 납입 등에 따른 재무 부담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장기간 쌓아온 현금창출력과 재무여력 등 높은 재무완충력으로 이를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기업 결합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인수 대금 잔금 8000억원을 지급했다. 기존 납입금 70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5000억원을 납입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88%를 인수했다.
박종도 선임연구원은 “비축된 재무여력과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입금 증가폭을 일정 수준 내로 통제할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 199.2%, 순차입금/EBITDA 1.4배 수준으로 향후에도 중기적으로 이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평사들은 기업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순차입금/EBITDA 2.5배 이하', '순차입금/자기자본 200% 이하' 등을 적용하고 있다.
김종훈 한기평 책임연구원도 “재무부담은 다소 가중됐지만 다년간의 실적 개선과 자본 축적으로 양호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인수 이후 합산 재무지표는 팬데믹 이전보다 상당 폭 개선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