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경기 침체에 비건 레스토랑 ‘전열 재정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15 16:38

내수침체·마니아층 한정된 수요로 실적 기대난
농심 포리스트 영업 종료, 대체육 상품에 주력
신세계푸드 고급·캐주얼 병행서 캐주얼로 축소
풀무원 플랜튜드 신규출점·매출 증가 ‘예외적’

농심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6층에서 운영했던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매장 전경. 사진=농심

▲농심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6층에서 운영했던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매장 전경. 사진=농심

내수 침체로 외식경기가 안 좋자 비건 레스토랑 사업에 뛰어든 식품업체들이 '비건사업 옥석가리기'에 들어갔다.




아예 비건 레스토랑을 외식사업에 제외하는 근본적 사업조정에 나선 식품사가 있는가 하면 외식사업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신규 출점이라는 정면돌파 전략을 선택한 식품사도 있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운영하던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의 영업을 종료했다. 지난 2022년 5월 개점한 이 매장은 2017년 농심이 개발한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의 제품을 활용해 점심·저녁별 채식 코스요리를 제공해 왔다.



개장 직후 한 달 동안에는 방문객 1000명 넘어섰고, 주말 예약률도 100%를 기록할 만큼 호응이 높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식소비가 회복되지 않아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폐점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최근 파인다이닝 수요가 급감했고, 인건비 등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적자가 지속됐다"면서 “이에 따라 이달 예정돼 있던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포리스트 키친'의 프리미엄 전략이 경기 불황 악재를 만나 폐점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했다. 1인당 점심·저녁 코스 가격이 각각 5만5000원, 7만7000원으로 다소 비싸다는 평가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경쟁사의 단품 위주 1만~2만원 수준 가격대와 큰 격차를 보였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농심은 비건 레스토랑 매장 영업을 종료하되 식물성식품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앞서 신사업의 하나로 대체육 육성을 표방한 만큼 베지가든 운영에 역량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지가든은 주력제품으로 가정간편식·소재 등을 판매하며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위치한 신세계푸드의 비건 캐주얼 레스토랑 '유아왓유잇' 매장 전경. 사진=신세계푸드

▲서울 서초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위치한 신세계푸드의 비건 캐주얼 레스토랑 '유아왓유잇' 매장 전경.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도 자체 식물성 브랜드 '베러미트'를 메뉴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프리미엄과 캐주얼로 나눈 레스토랑으로 이원화 운영을 해오다 일찌감치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축소했다.


2023년 1월 기존 '베키아에누보 청담점'을 새 단장해 논비건·비건 메뉴를 함께 판매하는 매장으로 탈바꿈시켰지만, 운영을 재개한 지 1년이 채 안 돼 영업을 종료했다.


신세계푸드는 현재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위주로 온·오프라인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서울 서초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지하 1층에 동명의 비건 캐주얼 레스토랑 점포도 운영하고 있다.


폐점이나 축소 운영과 달리 비건 레스토랑의 외형을 확장하는 식품사도 있다.


풀무원의 식물성 음식 전문 레스토랑 '플랜튜드'가 주인공으로, 오는 3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새 점포 출점을 앞두고 있다. 앞서 풀무원은 2022년 5월 서울 서초구 코엑스몰, 2023년 3월 용산 아이파크몰에 '플랜튜드' 1·2호점을 진출시켰다.


플랜튜트는 비건 대중화를 목표로 1만원대 안팎의 가격과 떡볶이·비빔밥·덮밥 등 친숙한 메뉴 위주의 라인업을 내세워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해 코엑스점 매출은 개장 첫 해인 2022년 대비 139% 급증했다. 지난해 용산점 매출 개점 초창기인 2023년 대비 127% 오르는 높은 성장률을 거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외식 전반으로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비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특히, 비건 마니아층이 아직 한정돼 있는 만큼 꾸준한 소비 창출을 위해 과감한 전략 선회 또는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서울 서초구 코엑스몰 소재 풀무원의 식물성 음식 전문 레스토랑 브랜드 '플랜튜드' 1호점. 사진=풀무원

▲서울 서초구 코엑스몰 소재 풀무원의 식물성 음식 전문 레스토랑 브랜드 '플랜튜드' 1호점. 사진=풀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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