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연대, 거래소·금감원서 2차 규탄대회
“소액주주 이해관계 침해 심각하다” 주장
본안 소송·주주제안 등 3월 주총 준비 박차
오스코텍 주주연대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회사 중복 상장을 저지하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주주연대는 주총을 앞두고 이미 최대주주인 김정근 대표이사의 지분을 뛰어넘는 지분율을 확보한 만큼 상장 저지와 주주가치 회복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2차 규탄대회 개최…최대주주 지분 이미 웃돌아
오스코텍 주주연대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앞에서 '자회사 제노스코 쪼개기 중복상장 저지 2차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주주연대는 규탄대회를 통해 오스코텍의 미국 소재 자회사 중복상장 저지와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의 퇴진을 촉구했다. 주주연대는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1차 규탄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규탄대회에는 지난 1차 때 만큼이나 많은 주주들이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갑 오스코텍 주주연대 대표는 “제노스코 상장은 파렴치한 뒷거래로 한국거래소에 상장 심사 중단을 촉구한다"라며 “앞으로는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중복상장 사례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정부가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스코텍이 주주들과 대립하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오스코텍이 자회사인 제노스코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이후부터다.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이 국내 개발 항암제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원천을 보유한 기업이다. 오스코텍은 유한양행과 렉라자 마일스톤을 6대 4로 계약했으며 이 수익은 오스코텍과 오스코텍 자회사인 제노스코가 2대 2로 절반씩 나눠 갖는다.
주주들은 동일한 로열티를 공유하는 두 회사가 모두 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주주 지분율 희석과 기업 저평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10월 제노스코의 상장 추진 소식을 접한 투자자들은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서 지분을 결집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주주들은 액트를 통해 13.64%(1618명)의 지분을 모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김정근 대표이사의 지분 12.46%를 1% 넘게 웃도는 수준이다.
◇김정근 회장, 고향 춘천서 강연하기도
주주연대가 김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어 논란이다.
여의도에서 규탄대회가 진행된 이날 오후 강원도 춘천에서는 김 대표의 강연이 열렸다. 김 대표는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바이오클러스터 명사 초청 강연'에서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강연에서 김 대표는 폐암 치료 신약 개발 관련 내용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주주들은 김 대표의 강연 소식에 “주주 의견은 무시하면서 강연을 진행한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고 격분했다.
이에 오스코텍은 자회사 중복 상장 논란과는 별개로 신약 개발과 기술 이전에 집중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스코텍은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참가했다. 오스코텍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인 '세비도플래닙'과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후보물질인 'ADEL-Y01' 관련 기술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비도플래닙은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마무리했으며 ADEL-Y01은 국내 스타트업 아델사와 공동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렉라자도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J&J)은 렉라자 병용요법이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표준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주연대, 주총 표 대결 준비 박차
주주연대 측은 오는 3월에 열릴 오스코텍 주주총회 준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주총에서 표를 집결해 주주제안 등을 통과시키겠다는 게 주주연대 측 입장이다. 김 대표는 오는 3월28일 임기가 만료되는데, 김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못할 경우 경영에서 물러나게 된다.
최 주주연대 대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주총 표 대결에 대비해 행동주의 펀드, 연기금 등과 접촉하고 있고 어느 정도 진전이 있는 상황"이라며 “곧 주주 명부 청구는 물론 빠르면 이번 주 중으로 제노스코 상장 금지에 대한 본안 소송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