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시 모델 ‘아토3’…가격 3150만원
보조금 수령시 ‘2000만원대’ 구매 가능
올해 아토3·씰·씨라이언7 등 출시 예정
韓 전기차 시장 가격 경쟁 치열해질 듯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1위 BYD가 한국 승용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첫 출시 모델은 '3150만원'의 역대급 가격표를 단 아토3로 정해졌다. 엄청난 저가공세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BYD의 초강수에 국내 전기차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새로운 전기차 출시를 앞둔 국내 업체들의 경우 아토3의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BYD코리아는 인천 중구에 위치한 상상플랫폼에서 BYD 브랜드 출범식을 열고 사업전략 및 신차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BYD는 세계 친환경차와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딥테크 기업이다. 글로벌 100개 시장서 자동차, 경전철, 재생에너지, 전자 등 4개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친환경차 427만대 이상 판매하며 3년 연속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1위 기업으로 떠올랐다.
BYD의 한국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BYD는 2016년 한국의 상용차 시장에 이미 진출했다.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해 전기지게차, 전기버스 그리고 전기트럭 등의 상용차 사업 중심의 친환경 차량과 부품,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즉, BYD는 한국 시장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YD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해오던 상용차 부문에 이어 승용차 부문을 추가하며 국내 친환경 e-모빌리티로의 전환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BYD코리아는 소형 전기SUV BYD 아토3(ATTO 3)을 시작으로, 중형 전기세단 씰(SEAL), 중형 전기SUV 씨라이언7(SEALION 7) 등 3개 모델을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오늘 선보인 아토3는 2022년 출시 이래 세계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되며 경쟁력을 입증한 차량이다. BYD의 LFP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를 사용해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321㎞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한국 고객들의 취향과 편의를 고려해 티맵모빌리티 서비스, 국내 음악 플랫폼 플로(FLO) 등 한국 특화형 부품 및 서비스도 적용했다.
이 차량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가격이다. 아토3는 기본형과 플러스 두 개 트림으로 출시되는데 기본형은 3150만원, 상위 트림인 플러스는 3330만원에 판매된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고보조금과 지방보조금을 수령할 경우 2000만원대도 가능한 가격이다.
특히 한국에 출시된 아토3의 가격은 유럽 등 다른 시장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의 경우 약 4000만원에 가격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류쉐랑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한국 소비자들이 차동차를 보는 수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다른 시장보다 저렴한 가격표를 달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렴하게 책정된 가격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한국 시장서 판매되던 전기차들은 주로 4000만~5000만원대 거래돼 왔는데 3000만원대라는 '새로운 기준'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무리 반중감정이 짙은 한국 소비자들이라도 이처럼 저렴한 가격엔 흔들릴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아토3와 경쟁 모델로 꼽히는 기아 EV3의 경우 1000만원 이상 비싼 40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보조금을 포함하면 차이가 줄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이다.
또 캐스퍼 일렉트릭, 레이EV 등 2000만원대 전기차도 있지만 이 모델들은 아토3보다 차급이 낮아 경쟁이 어렵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그간 이어오던 전기차 가격 전략을 일부 수정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BYD의 파격적인 가격정책은 올해 출시될 기아 EV4·5 등의 판매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토3가 3000만원이라면 추후 출시될 상급 모델 씰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유통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와 동급차량인 EV4·5의 가격도 다소 저렴하게 책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BYD코리아는 가격 공세 이외에도 '고객 경험 강화'를 통해 한국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6개 공식 딜러사와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주요 지역 및 도시에 15개 전시장과 11개 서비스센터를 금일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하며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과 최상의 판매 및 AS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계약 차량의 고객 인도는 2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오늘 승용차 브랜드 출범이 한국의 친환경차 기업들과 함께 탄소 없는 모빌리티 환경 구축과 녹색경제 발전에 공동 노력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사업 부문 대표는 “긴 호흡, 장기적인 시각으로 당장의 판매량보다 안전성, 편의성, 성능 등 모든 면에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