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겨울이 길어진다...갑갑한 실적에 목표가 줄하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20 06:25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4분기 실적 ‘빨간불

-증권가, 이차전지 업종 목표가 줄하향...투자심리 ’꽁꽁‘

목표주가

▲출처/각사 리포트 취합


이차전지의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은 4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이차전지의 목표주가를 낮추며 얼어붙은 투심을 반영 중이다. 아울러 신용평가사들 역시 이차전지 업계가 올 한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한화투자증권은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 그리고 엘앤에프의 목표주가를 나란히 하향조정했다. 이달 들어 이차전지 종목들의 목표주가는 지속적으로 하향 중이다. △삼성SDI 10회 △LG에너지솔루션 8회 △포스코퓨처엠 7회 △에코프로비엠 2회 △엘앤에프 3회 등 연이어 하향되고 있다. 특히 취급하는 증권사가 많은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하향 조정되는 횟수가 많았다.


목표주가가 하향된 원인은 실적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4%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된 것이다.



나머지 기업들의 경우,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에코프로비엠의 실적을 4분기 매출액 5309억원, 영업손실 122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02%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을 예상한 것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삼성SDI향 출하는 유럽 OEM의 재고소진이 지속됨에 따라 출하가 감소했고, SKon향 출하는 기저 효과로 소폭 반등했다"면서 “저조한 가동률로 적자 폭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2차전지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는 4분기 매출이 각각 33.74%, 45.27%, 22.83% 감소될 것이 컨센서스이며 영업이익은 모두 적자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단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면서 “환율 상승으로 인해 재고평가손실 환입이 일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나, 부진한 가동률과 불용재고 손상차손 등 일회성 비용이 예상되어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회수 DB금융 연구원은 엘앤에프에 대해 “전방시장 불확실성으로 고객사들의 투자 결정이 지연되며 NCM523 제품의 출하량이 부진했다"면서 “원자재 가격은 전분기 대비 4% 하락이 전망되며 재고자산평가손실 반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1년이 넘는 조정기를 거친 후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재차 하락세다. 충전중인 전기차. 연합

▲국내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1년이 넘는 조정기를 거친 후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재차 하락세다. 충전중인 전기차. 연합


◇올해 전망 어두워


올해 턴어라운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가는 올해 이차전지 전망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전망이 좋지 않을 때는 수요가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일하게 유안타증권 만이 전망을 내놓았는데, 키워드로 '2025년도 갑갑하다'를 제시했다. 올해 수요 공백기가 지속되고, 전기차(EV) 모델은 2026년에나 출시가 기대되기에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골자다. 업황의 턴어라운드는 올 4분기에나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 물류비 상승, 칠레 규제 장애, 볼리비아 정치적 불안 등으로 탄산리튬 가격 변동성 커질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평사 이구동성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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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기업평가

신평사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요둔화, 과잉설비, 정책 불확실성의 삼중고'(한국신용평가) △비우호적 미국 정책 기조와 과잉설비 영향으로 부정적 업황 지속될 전망(나이스신용평가) △깊어지는 전기차 캐즘(Chasm), 어려운 고비를 견뎌야 할 시간(한국기업평가) 등 2025년 2차전지 전망 보고서의 제목만 보더라도 대략적인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3사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고, 한신평과 한기평은 2차전지 기업들의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은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난해 아차전지 산업 성장률이 급감한 점을 고려한다면 암울한 수준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2024년 1~9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3%로, 전년 동기(42%) 대비 큰 폭으로 저하됐다. 같은 기간 유럽은 -4% 역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가시화되면서 미국의 친환경 정책 후퇴가 예상되기에 이차전지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박종일 나신평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 보편관세가 부과될 경우 비용 부담도 증가할 것“이라면서 “미국 전기차에 탑재되는 2차전지셀은 주로 미국 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편이나, 2차전지셀에 탑재되는 주요 소재들은 미국 외에서 수입되고 있기에 전기차 밸류체인 상에 있는 주요 기업들에게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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