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첫날 쏟아낸 ‘행정명령’…통상·안보 ‘이중고’ 온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21 14:55

수입품 20% 관세폭탄에 수출 직격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압박 예고

정치공백 속 대응전략 마련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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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DC의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총사령관 취임 무도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의 통상·안보 환경이 급격한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성공 시 한국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예고하면서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인 20일(현지 시간)부터 200여개의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대외정책을 전면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에너지정책 '쌍끌이 압박'에 韓기업 '몸살' 예고

트럼프의 행정명령 중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수입품에 대한 관세 폭탄이다. 모든 수입품에 대해 최대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산 제품에 대해선 최소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까지 더해졌다. 한국무역협회는 이 같은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13.1%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2024년 사상 최대인 557억달러의 대미 무역흑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에너지 분야의 충격도 예상된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인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기차 보조금 축소나 중단은 기업들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반면 원자력 발전 분야에선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을 미국 에너지 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의 원전 기술력이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된 만큼,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전력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 관련 기업들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에너지 수입 구조 변화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셰일오일과 LNG 수출 확대를 강조하고 있어, 한국의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통해 통상 압박을 완화하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보 분야의 압박도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전 재임 시절부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해왔다. 당시 50억달러 수준의 분담금을 요구했던 트럼프는 재선 성공 시 더 강력한 증액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1조4000억원 수준이다.


정치공백 속 외교력 '반토막'…조선·원전은 '기회'

특히 윤석열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한 정치적 공백기에 미국과의 소통 채널 구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정상급 외교가 제한될 수밖에 없어 미국의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산업 분야에선 기회 요인도 있다. 조선산업의 경우 미 해군 함정 건조 및 정비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이 미 해군과 정비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군 기지의 지정학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극단적인 동맹 약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업종별 영향 분석과 지원방안 마련에 착수할 방침이다. 외교부도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조태열 장관의 방미를 추진하는 등 전략적 소통 채널 구축에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대비해 통상·안보 분야의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특히 방위산업과 원자력, 조선 등 미국과 협력 가능한 분야를 적극 발굴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때"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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