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문우답(賢問愚答) 원주시의원의 민낯…책임없는 말의 무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1.24 06:47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지난 21일 원주시 환경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하는 한 포럼에서 패널로 나선 A 원주시의원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A의원은 사전에 관계자가 써준 자료를 그대로 읽어 내려가다 좌장으로부터 주제에서 벗어났다며 제재를 당했다.




질문에 엉뚱한 답을 내놓는다는 뜻의 현문우답(賢問愚答)은 오늘날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를 꼬집기에 적합한 고사성어다. A의원이 포럼 발표 자리에서 주제에서 벗어난 남이 써준 글을 읽다 망신을 당한 사건은 이러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다. 이는 단순히 창피를 넘어서 정치인의 본질적 자질과 태도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정치인으로서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중대한 실수이다.


시의원이란 지도자는 시민의 대표로서 각 사안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바탕으로 명확한 방향성과 해법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최근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일부 정치인들은 스스로 고민하지 않고 준비된 원고에 의존한 채 겉치레 발언만 늘어놓고 있다. 이는 '교언영색(巧言令色)', 즉 겉만 번드르한 언행으로 국민을 속이는 행태와 다를 바가 없다. 시민들은 단순히 화려한 수사와 겉치레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논리와 관점을 제시하고 묻는 말에 정확히 답하는 지도자를 원하고 신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포럼과 같은 공론의 장은 정책 방향을 논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자리다. 지도자는 발언의 무게를 알아야 한다. A의원이 말의 무게를 생각했다면 정책 방향을 논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철저하게 자신의 논리와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남의 논리와 언어를 빌려 말했을까?


토론장에서 망신을 당한 A 시의원의 사례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는 개인이 아니라 선출직 의원 전반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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