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수단 각광받던 꼬마빌딩 매매가 최근 급락
경기 침체로 주입주자 폐업 잇따라 공실률·수익률 저하
올해도 3高·경기부진 등으로 회복 미비 평가 우세
노후 대비 투자처로 각광받아 고가에 거래되던 '꼬마빌딩' 가격이 지난해부터 급락하고 있다. 주 세입자들인 요식업 등 자영업자나 스타트업들이 극심한 경기 침체로 문을 닫으면서 빈 건물이 속출하고 공실률이 늘어나자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일부 매물은 수십억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잘 팔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꼬마빌딩 투자시 서울 역세권 등 핵심 거점 위주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과거 인기 매물이던 서울 내 꼬마빌딩 거래액이 최근 2~3년간 약 20∼30% 급락해 건물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매물이 쌓이면서 유찰 사례도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인기 상권인 홍대 인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지하 1층~4층 규모 빌딩은 두 차례 유찰 끝에 세 번째 경매에서 46억7820만원에 낙찰됐다. 첫 감정가는 64억8000만원이었으나, 가격이 23억원 넘게 하락하며 낙찰가 대부분을 토지값(61억2686만원)이 차지했을 정도다.
지난해 1월 80억원에 거래된 서울 서대문구의 4층짜리 한 꼬마빌딩도 지난달 가격이 33% 급락한 50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현 등 서울 주요 상권인 강남권에서도 꼬마빌딩 매매가가 20% 이상 하락하는 등 시장 침체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꼬마빌딩은 과거 아파트 상승기에 올라타지 못했거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를 정리한 투자자들에게 임대수익을 통한 노후 대비 차원에서 인기를 끌었다. 서울 거점 지역은 꼬마빌딩 가격이 지난 2014~2015년 대비 2021년 기준 세 배 이상 오른 경우도 빈번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高' 현상으로 자영업 및 스타트업이 줄폐업하며 공실률이 높아졌다. 결국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매각을 원하는 건물주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에서도 가격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까지 떨어진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중견·대기업들의 수요로 오피스 등 전반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양호한 반면, 영세 자영업자들이 주로 빌려 쓰는 꼬마빌딩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 투자자들의 희비가 갈렸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2024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 주요 업무지구에서는 기업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며 오피스 임대가격지수가 전분기 대비 0.55% 상승했다. 반면, 상가(통합) 임대가격지수는 △중대형(-0.11%) △소규모(-0.18%) △집합(-0.20%) 상가 모두 감소세로 총합산 결과 0.14% 하락했다.
전국 평균 공실률도 오피스는 8.9%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꼬마빌딩이 포함된 중대형 상가는 13%, 집합 상가도 10.1%를 기록하며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올해는 전반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기대되나, 상가 임대는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으로 부진이 계속돼 꼬마빌딩도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근 폐업 사업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폐업자 수는 97만6000명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였다. 코로나19 이후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 정국까지 겹치며 내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어 지난해와 올해는 폐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내리갈 경우 서울 역세권 등 핵심 지역에서 가격이 20~30% 하락한 매물을 저점에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면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