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항공 사고에 대기업 UAM 상용화 줄줄이 연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05 15:30

기존 실증도 순탄치 않는데 올해 항공사고 잇달아

투자 분위기 축소로 올해 상용화 달성 기대 어려워

김포공항 UAM 이착륙장 등 복합환승시설 조감도

▲김포공항 UAM 이착륙장 등 복합환승시설 조감도

현대차를 비롯해 롯데, GS 등 국내 대기업들이 신규 선장동력으로 낙점했던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가 올해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외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항공 안전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에서 국내 실증 작업도 순탄치 않아 무작정 상용화를 추진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5일 UAM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용화가 당초 계획됐던 연내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 진행하는 국내 실증 작업부터가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UAM은 친환경·저소음 소형 항공기와 수직이착륙장(버티포트)을 활용해 도심 환경에서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차세대 항공교통체계를 의미한다.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이 심화되면서 기존 2차원 지상 교통의 한계점을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각국의 UAM 개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는 올해 상용 서비스 최초 시작, 2030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K-UAM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같은 K-UAM 로드맵에 따라 지난 2023년 상반기부터 '그랜드 챌린지'라는 이름의 실증사업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국내 46개 기업·기관이 각각 7개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2단계에 걸친 단계적 실증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23년 전남 고흥에서 1단계 실증을 진행했고, 올해 도심 수도권에서 2단계 실증이 진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화시스템·한국항공공사·SKT가 참여한 'K-UAM 드림팀'이 미국 조비 에이비에이션을 공수해 전남 고흥에서 1차 실증을 실행한 것 외에는 실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현대건설·대한항공·인천공항공사·KT가 참여한 '원팀'의 경우 기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이르면 2028년 1차 실증을 진행할 계획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현대차 역시 원천 기술이 없고,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을 받는 과정이 까다로워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LG유플러스·GS건설 등으로 구성된 '퓨처팀'과 롯데 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한 '롯데 컨소시엄'의 경우 기체 공수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우건설·제주항공 팀은 중도에 참여를 철회했다.


여기에 최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여파로 UAM 비행 안전성 검증도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UAM의 경우 일반 항공기보다 더 기체가 작기 때문에 버드 스트라이크에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초 올해 목표로 추진됐던 UAM 상용화는 내년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글로벌 UAM 시장에서 경쟁자들이 앞서 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발걸음이 더욱 지연됐다는 점이다. 실제 현재 한국은 미국,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국가보다 UAM 기체 상용화 경쟁에서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기체·부품 제작 및 버티포트 건설 등 인프라, 승객·화물 운송 등 서비스까지 UAM에 대한 다양한 생태계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2040년까지 글로벌 전체로 6000억 달러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 2021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이 UAM 도입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미국과 중국 등에게 관련 시장을 모두 선점당할 수 있다.


UAM 업계 관계자는 “K-UAM은 신기술 영향이 절대적이라 향후 수요 예측 자체가 어려워 민간 사업자가 초기 인프라 비용을 투자하는 방식이라면 리스크가 너무 높은 측면이 있다"며 “여기에 최근 항공 사고가 많아져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더욱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