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은 없다?’...금융지주 회장에 그립감 과시하는 이복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2.13 16:45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역량강화 협약
지난주 금융지주 검사결과 발표 직후 첫 회동

‘지배구조’ 가뜩이나 예민한데
임기 후반 기강 잡기 해석도

인사말 하는 금감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오는 6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 원장이 5대 금융지주 회장을 소환해 금융사 지배구조 이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을 거듭 피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나 이번 회동은 이 원장이 지난주 금융지주, 은행에 대한 검사결과를 발표한 직후 이뤄진데다 금융지주사들은 다음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진 개편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행사에 대한 무게감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본관에서 이준수 한국금융연수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부문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금융연수원이 사외이사 경력, 연차에 맞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금감원은 금융연수원이 마련한 맞춤형 사외이사 교육 프로그램을 지주, 은행들이 적극 참여, 활용하도록 하는 협업안을 모색한다. 금융지주사, 은행들은 사외이사 지원 사업을 안내하고, 체계적인 연수 계획을 수립한 후 사외이사 교육을 위해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부여한다.




이 원장과 유관기관 CEO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융연수원 본관에 일찌감치 참석해 공식행사 전 회의실에서 담소를 나누는 등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 중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3일 취임 이후 금융지주 회장과 모인 첫 공식행사이기도 했다.


특히 이 원장이 지난주 주요 금융지주, 은행 검사결과를 발표하며 금융권 조직문화와 불건전 업무행태를 강하게 비판한 직후 이뤄진 회동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날 금감원 검사결과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는 말을 아끼면서도, 이복현 원장을 향해서는 “사외이사 역량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의 임기가 4개월도 남지 않은 시기에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소환한 것을 두고 '레임덕'을 불식시키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재임 기간 내내 총선 출마 등 각종 설들이 끊이질 않았지만, 결국 남은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임기 후반기에는 이 원장의 금융권 장악력이 약해질 수 있는 만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 자신의 변함없는 입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게다가 사외이사 역량 강화를 포함한 '지배구조 선진화'는 금융지주사 회장에게 가장 민감한 이슈다. 이 원장이 재임 기간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인데다, 지배구조 자체가 곧 금융권 CEO의 거취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최근에도 특정 금융지주사를 향해 “이사회가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등 본연의 경영진 견제, 감시 기능이 제한됐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이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소환하는 것이 다소 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원장이 행사 규모, 중요도와 관계없이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자주 소집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 원장은 이달 19일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금융사 CEO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금융사 CEO들을 향해 가계부채 관리, 리스크 요인 선제적 대응 등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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