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버거 인기 시들? 옥석 가리기 시작됐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3.10 15:55

오바마버거 GSE 이어 슈퍼두퍼 국내사업 철수

시장 레드오션에 토종 프랜차이즈 고급화 영향

롯데리아·맘스터치, 셰프 프리미엄메뉴 공세에

쉐이크쉑·파이브가이즈 출점 확대로 생존게임

지난 2월 말 영업 종료한 다이닝브랜즈그룹의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홍대점 전경. 사진=다이닝브랜즈그룹

▲지난 2월 말 영업 종료한 다이닝브랜즈그룹의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홍대점 전경. 사진=다이닝브랜즈그룹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쳐온 국내 프리미엄 버거 업계가 '옥석 가리기' 국면에 접어든 분위기다.




일반 버거 프랜차이즈가 제품 다변화에 힘주는 통에 프리미엄 버거만의 고급화 이미지가 퇴색되면서, '사업 강화'와 '사업 종료'로 업체별 행보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닝브랜즈그룹(옛 bhc그룹)은 지난달 28일자로 국내에서 운영하던 미국계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강남점, 코엑스 스타필드점, 홍대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2022년 11월 슈퍼두퍼 강남점을 시작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한 지 2년 4개월만의 철수이다.


슈퍼두퍼 사업철수의 구체적인 배경을 밝히지 않지만 다이닝브랜즈그룹 관계자는 “슈퍼두퍼 정리에 나선 이유는 사업 효율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치킨 사업에 노하우를 보유한 다이닝브랜즈그룹(당시 bhc그룹)이 프리미엄 버거 시장까지 발을 넓히면서 한때 기대감을 모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023년 말 기준 슈퍼두퍼코리아의 매출액은 42억원, 순손실은 17억원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외형성장지표인 매장 출점도 2023년 6월 개장한 코엑스점을 마지막으로 지난해와 올해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신규 출점이 없는 상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고든램지버거, 재거스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줄줄이 진출하면서 버거 시장도 양적 팽창을 이뤘다"면서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기대치가 높아져 더 차별화된 경쟁력 없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신규 브랜드의 증가로 프리미엄 버거 시장이 레드오션 상태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초고속 퇴장한 브랜드도 발생했다.


2022년 5월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GT가 국내 시장에 들여온 미국 버거 브랜드 '굿스타프이터리(GSE)'가 장본인이다.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먹는 버거로 알려져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지만, 강남점 개장 뒤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출점 5개월 만에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에 입점한 SPC그룹의 쉐이크쉑 매장 전경. 사진=SPC그룹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에 입점한 SPC그룹의 쉐이크쉑 매장 전경. 사진=SPC그룹

과열경쟁 못지 않게 기존의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들의 고급화 맞대응 전략에 프리미엄 버거의 브랜드 차별성이 퇴색된 점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리아·맘스터치 등 가성비와 대중적 입맛에 초점을 맞췄던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올해 초부터 스타 셰프와 손잡고 다양하고 차별화된 프리미엄 메뉴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에 브랜드간 경쟁, 프리미엄 차별성 약화로 위기에 처한 주요 프리미엄 버거 브랜들은 출점 전략을 손질해 수요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SPC그룹의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은 부산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에 국내 30호점을 출점했다. 기존 백화점·복합쇼핑몰에 그쳤던 입점 대상을 아울렛까지 확대하면서 채널을 다양화한 것이다.


한화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도 이달 중 경기 갤러리아 광교점(백화점) 내 6호점 개장을 앞두고 있다. 기존 점포들과 달리 갤러리아백화점에 입점하는 첫 파이브가이즈 매장으로 총 면적 384.2㎡(116평), 120석 규모다. 특히, 갤러리아 광교가 경기 남부 핵심 상권에 위치한 만큼 지역거점 매장이 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광교점 출점을 바탕으로 한화갤러리아의 리테일 부문과 식음료부문(에프지코리아)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수원·용인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식음료 콘텐츠로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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