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뉴욕증시가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올해 안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월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4일 블룸버그통신 조사 서비스 'MLIV 펄스 서베이'가 투자자 50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이 올 연말까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전체 대비 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시총 중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지난 2월 3일 50.86%에 고점을 찍은 후 현재 49% 밑으로 내려왔다.
이런 와중에 전제 응답자의 53%는 올 연말까지 전 세계 대비 미국의 시총 비중이 46%에서 50.86% 사이에 그칠 것이라고 답했고 37%는 46%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시총 비중이 1년 넘게 46%선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응답자 9%는 이 비중이 연말까지 50.86% 수준으로 다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증시 전망을 두고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우세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처럼 증시 비관론이 커지는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전체 응답자의 81%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보다 관세가 미국 증시 향방을 주도하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투자자들은 또 증시가 추가로 하락해도 트럼프 대통령이나 연준이 방어를 위한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을 내다봤다. 응답자 41%는 '트럼프 풋'이 먼저 나올 것이라고 답했고 28%는 '연준 풋'이 먼저 나올 것이라도 했다. 나머지 31%는 둘 다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단기적 전망과 관련해 응답자 77%는 주식보다 미국 국채의 향후 1개월 변동성 조정 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비중은 첫 조사가 시작된 2022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예전보다 강해진 셈이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대한 익스포져와 관련, 익스포져를 '줄일 것'이라고 답한 비중이 42%로 가장 높았고 '유지'를 택한 응답자는 40%에 달했다. '늘릴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17%에 그쳤다.
이와 함께 1개월 뒤 미 국채 수익률이 현재 대비 낮을 것 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전체 대비 55%로 집계됐고 응답자 73%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가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올들어 3% 가량 하락했는데 응답자 65%는 이 지수의 올 한해 상승률이 마이너스(-) 10%에서 플러스(+) 5% 범위에 그칠 것이라고 답했다. 25% 정도는 '1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고 나머지 11%는 '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체이스의 전략가들은 “예고되지 않는 관세가 이어지는 한 투자자들은 시장을 하락세로 간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