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진출로 인증 절차 등 서비스 질 개선
5월 현대차·기아 중고차 점유율 제한 해제
상반기 내 롯데렌탈 B2C 중고차 사업 개시

▲경남 양산 하북면에 있는 '현대 인증 중고차 상품화센터'.
과거 불투명한 거래 관행으로 인해 '레몬 마켓'으로 불렸던 중고차 시장이 점차 '피치 마켓'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기업의 진출과 기업형 사업자의 증가로 인해 서비스의 질이 개선되면서 소비자들도 더욱 안심하고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기존 케이카에 더불어 현대차-기아, 롯데렌탈 등도 올해 적극적으로 시장 점유확대에 나서면서 추후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현대차-기아 인증중고차 사업에 걸려있던 점유율 제한이 사라진다, 이와 더불어 다음달엔 롯데렌탈도 B2C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예정으로 중고차 시장의 기업형 전환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고차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시장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중고차 시장의 등록 대수는 254만대로 신차(165만대)보다 약 1.5배 많다.
중고차 시장에 많은 기업들이 진출했다. 기존 중고차 플랫폼인 케이카, 엔카닷컴, KB차차차, 헤이딜러 등이 대표적이고, 최근엔 현대차·기아·KGM 등 완성차 제조사와 롯데렌탈 같은 대기업까지 시장에 가세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처음부터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중고차 시장은 2013년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됐지만, 2022년부터 시장 개방이 이뤄졌다.
9년간 허위매물을 비롯한 중고차 사기 피해자들이 속출하면서 시장정화효과를 위해 대기업의 진출을 다시 허용한 것이다.
그 결과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품질 보증 및 사후 서비스(AS)를 강화하는 기업형 사업자가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2023년 10월부터 공식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며, 연식 8년, 주행거리 12만㎞ 이내의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고품질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아 역시 같은 해 11월부터 연식 5년, 주행거리 10만㎞ 이내의 차량을 대상으로 중고차 인증 사업을 개시했다.
롯데렌탈은 올해 상반기 B2C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중고 렌터카를 주로 경매를 통해 판매해왔으나, 앞으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기업형 중고차 사업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인 케이카는 업계 선두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케이카는 기업형 중고차 시장의 선구자로 다른 플랫폼 대비 차량의 품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이카는 2024년 총 15만4185대의 중고차를 판매해 전체 시장 기준 6.1%, 유효시장(사업자 거래대수) 기준 1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소비자 불신과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중고차 매매 딜러 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매매업' 종사자는 2019년 3만8096명에서 2023년 3만3376명으로 12%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이 투명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