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달러’ 환율 직격탄…“원달러 1500원까지 오를 듯” [금융위기급 쇼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09 14:44
원/달러 환율 1,470원대 눈앞, 원화 가치 하락 비상

▲서울 중구 하나은행 외화 위·변조 대응센터 직원이 미국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폭탄으로 아시아 환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 원화 환율의 경우 달러당 1500원까지 상승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 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수는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인도,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의 흐름을 추종하며 매 6월마다 편입비중을 조정한다. 이 지수에서 한국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12.41%다.


이날 한국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486.78원까지 오르는 등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고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선진국인 호주와 뉴질랜드 통화가치도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 수준까지 급락한 후 회복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아시아 신흥국 퉁화 가치가 추락한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정식 발효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물품에 25%의 관세가 붙게 됐다. 한국에 이어 미국 정부가 '최악의 침해국'으로 분류한 △캄보디아(49%) △베트남(46%) △태국(36%) △대만(32%) △인도네시아(32%) △인도(26%) △일본(24%) △EU(20%) 등도 고율의 상호 관세가 부과된다.




중국에 대해선 104%의 관세 폭탄이 부과됐지만 중국 정부는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AT 글로벌 마켓의 닉 트위데일 수석 시강 애널리스트는 “무역과 관련해 부정적인 뉴스가 추가로 전해질 경우 아시아 통화는 더욱 고통받을 것"이라며 “많은 통화들의 가치가 수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취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에 대한 영향은 배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TD 증권의 알렉스 루 거시경제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초기 회담이 고무적이지 않아 아시아 국가들이 신속한 합의에 이를지 의문"이라며 “변동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국 원화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비상계엄 이후 한국 원화는 신흥국 중 최악의 성과를 보인 통화 중 하나"라고 짚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원화가치 회복에 도움을 줄 요인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미국의 관세에 이어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내년 4월로 지연됐다는 소식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미툴 코테차 전략가는 “WGBI 편입 연기 소식은 단기적으로 원화 가치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강화시킬 수 있다"며 “무역 합의가 나오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0원까지 치솟을 리스크가 커졌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담 파라 아태지역 선임 애널리스트는 한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25% 상호관세와 25% 자동체 관세로 한국의 대미 수출이 50% 급감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5%가 타격을 입을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국내 정치적 안정이 우선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모건스탠리의 준 석 전략가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예상보다 가혹해 보이지만 한국은 헤쳐 나갈 여지가 있다"며 “정책과 협상을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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