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율 작년 2.4%에서 22.5%…1910년 이후 최고
보복관세 中엔 104% ‘관세폭탄’…프랑스·독일도 대응 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국가별 상호관세가 9일(현지시간) 0시 1분을 기해 공식 발효됐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이란 수많은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80년간 이어져온 자유무역 질서가 사실상 무너졌다. 미국에 강대강으로 맞서는 중국에 이어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들도 맞대응에 동참할 경우 글로벌 통상전쟁이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서명한 행정명령엔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며 “이는 2025년 4월 5일 0시 1분에 발효된다"고 적혔다. 행정명령은 이어 “부속서에 표기된 교역국별 세율에 따라 관세가 증가한고 이는 2025년 4월 9일 0시 1분에 발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물품에 25%의 관세가 붙게 됐다. 한국에 이어 미국 정부가 '최악의 침해국'으로 분류한 △캄보디아(49%) △베트남(46%) △태국(36%) △대만(32%) △인도네시아(32%) △인도(26%) △일본(24%) △EU(20%) 등도 고율의 상호 관세가 부과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상호관세 발표로 모든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작년 2.4%에서 22.4%로 높아졌다. 이는 191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무려 104%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펜타닐 문제로 중국에 총 20% 추가 보편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지난 2일 공개된 중국의 상호관세는 34%였으나 중국이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취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50%포인트의 관세를 추가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34%에서 84%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 발표를 계기로 각국과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며 한국과 일본을 협상 우선순위로 두는 모습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긴밀한 동맹이자 교역 파트너 중 일본과 한국 두 국가를 분명히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무역흑자가 큰 한국, 일본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와 비관세 무역장벽은 물론 비(非)통상 이슈도 한꺼번에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경우 104%에 달하는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EU의 경우 협상 불발 시를 대비해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강력한 대응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맞서 이날부터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맞불관세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와 별개로 △철강·알루미늄 25% △자동차 25% 등에 대해 품목별 관세도 시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의약품, 반도체, 목재, 구리 등에 대해서도 관세를 별도로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