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노조, 고용승계 규모 등 협의 중
50% 전후로 가닥
인수 후보군 ‘난색’ 표시
5대 손보 계약 이전 가능성 농후

▲MG손해보험.
MG손해보험 계약 이전 등을 수행하는 예별손해보험의 출범이 다가오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와 MG손보 노조가 고용승계를 비롯한 사항을 두고 협의를 진행 중으로, 이르면 다음달부터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양측이 제안하는 평균 고용승계 비율은 50% 수준이다. 지난 5월말 기준(521명)으로는 286명 안팎인 셈이다. 양측은 다음달 초에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전원 고용 보장을 요구했던 노조는 65%로 한 차례 꺾은 뒤 예보와 협상을 이어가면서 57%로 하향조정했다. 이미 여러차례 매각이 불발되는 과정에서 인건비 부담 등이 문제로 지목된 것에 착안, 보다 현실적인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 말까지 다시금 매각에 나서고, 성사되지 않으면 손보사 5곳(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으로 계약을 이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메리츠화재의 조건(10% 고용)과는 차이가 현저하다.
예보는 40%대를 검토하고 있으나, 노조가 먼저 결단을 내린 만큼 추후 논의과정에서 그에 상응하는 카드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고용 보장 측면에서 양보하는 대신 인건비 총액을 줄이는 방향 등이 언급된다.
불안감에 휩싸인 가입자들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도 협상에 탄력을 불어넣는 요소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MG손보의 환급금은 약 2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0% 급증했다. 직장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곳에서도 암보험·실비 등을 해지하는게 좋은지를 묻는 글이 포착된다.
계약자 이탈로 인해 보험료 총액(2672억원)도 5.7% 줄었다. 상품군별로 보면 장기손해보험 뿐 아니라 자동차·화재·해상·책임보험 등에서 감소했다.
MG손보 계약은 올 3분기까지 예별손보로 옮겨질 예정으로, 신규 영업은 중단되지만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유지 및 보험계약 관리 등 경영을 위한 행보는 지속될 전망이다.

▲손보사들이 MG손해보험이 보유한 계약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사진=챗GPT]
그러나 업계에서는 재매각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을 인수하면 '수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분기 MG손보의 자본총계는 -2441억원으로 집계됐다.
경과조치 후 기준 킥스 비율은 -18.2%였다. 손보업계에서 경과조치와 무관하게 킥스 비율이 마이너스인 곳은 MG손보가 유일하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당국이 보험사에 대해 권고하는 기준은 130%다.
MG손보가 보유한 계약을 받아야 하는 보험사들이 가입자와 투자자들에게도 킥스 비율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MG손보 계약을 별도로 표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도 제시한 바 있다.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금융지주들도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며 고개를 젓고 않다. KB금융지주를 제외한 곳은 손해보험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유로 인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받고 있으나, 신한·하나금융지주는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표했다.
최근 동양·ABL생명을 편입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화학적 결합 뿐 아니라 킥스 비율 향상 등 체질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동양생명을 인수하고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자가 필요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안정적 영업체력을 확보하겠다"고 발언할 정도로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인수 가능성을 낮게 만드는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실사가 늦어지면 시장의 의문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재매각 추진이) 시간낭비'라는 가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