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해광업공단 신임 사장에 황영식 언론인 임명, 3년 임기
30년 이상 언론인으로 활동…GKL·티브로드·우리금융 사외이사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호주도 관리 나서며 자원전쟁 확산
“자원 또는 재무 전문가 필요한데…왜 임명했는지 도무지 이해불가”

▲지난 15일 한국광해광업공단 신임 사장으로 임명된 황영식 전 한국일보 주필.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 부과에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 통제로 응수하면서 자칫 글로벌 자원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자원공급망이 백척간두이고, 대통령까지 탄핵된 상황에서 자원공기업 수장에 언론인이 임명돼 적절한 인사였는가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광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로 황영식 한국광해광업공단 신임 사장이 취임식을 갖고 3년간의 임기에 들어갔다.
황 사장은 언론인 출신이다.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2016년 주필까지 역임하며 30년 이상을 명망있는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과연 자원공기업 수장으로서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자원시장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 희토류 7종을 수출 통제하면서 무역갈등이 자원전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전에도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 핵심광물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한 바 있다. 기존 통제 광물은 배터리, 전기차 등 친환경산업용이었다면 이번 통제 광물인 희토류는 우주항공, 전투기, 반도체 등 최첨단 및 군수산업에 사용된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45%, 생산량의 70%, 제련 생산품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막으면 어떤 나라든 수급이 불가능해진다. 희토류 가치가 치솟자 또 다른 희토류 생산 및 수출국인 호주까지 희토류 수출 관리에 들어갔다. 이를 미국과의 무역협상 카드로 활용할 계획이다.
광해광업공단은 국내 유일 광물 공기업이자, 민간을 통틀어서도 국내 최대 광물 전문 기관이다.
공단은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과 파나마 코브레 동광산,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등 전 세계에 다수의 금속광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의 광산 탐사 및 개발 분야의 지원 업무와 광산개발로 인한 토지오염을 방지하는 광해방지 사업을 맡고 있다.
특히 글로벌 광물분야 현황 및 이슈를 신속히 파악하고 분석해 이를 정부와 일반에 제공함으로써 정부와 민간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광물시장 정보통 역할도 하고 있다.
공단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글로벌 해외광산을 인수, 개발, 운영하면서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해 현재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고 있다.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총자산 5조6776억원, 총부채 8조3224억원으로 자본잠식 2조644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자원공급망 위기와 공단의 심각한 재무 위기 때문에 공단의 새 수장에는 자원 전문가 또는 재무 전문가가 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30년 이상을 언론에서 근무한 황 사장이 임명되면서 과연 현재의 난관을 제대로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은 황 사장을 소개하면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광해관리공단 선임비상임이사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광해광업공단 초대비상임이사를 지냄으로써 공단 업무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본지 조사 결과 황 사장은 △2009~2011 GKL 사외이사 △2012~2014년 티브로드도봉강북방송 사외이사(감사위원) △2018~2020년 우리종합금융 사외이사도 역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GKL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이고, 티브로드는 케이블방송, 우리종합금융은 금융기업이다.
이에 대해 자원업계 한 인사는 “도대체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은 황 사장이 어떤 전문성이 있다고 임명했는지 모르겠다. 그의 공단 비상임이사 경력을 전문성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평생동안 광업을 연구하고 수십 년을 광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들은 뭐가 되는가"라며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 전쟁 확산되면 우리나라도 피해를 볼 것이 뻔한 막중한 상황이고, 차기 정권까지 5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원공기업에 비전문 언론인을 임명한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자원분야 한 교수는 “현재 광해광업공단에 필요한 수장은 자원 전문가이거나 재무 전문가이다. 그 외의 인물은 별로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최악은 비전문 정권 낙하산 인물이 오는 것이다. 제발 이런 인사가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지만 헛된 소망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