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회원수↓…하나카드 웃고 우리·NH농협 울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21 17:28

3월 카드사 9곳 회원수 259만명
전년비 15만명↓

중소기업 ‘고난의 행군’ 속
파산 법인 수 역대 최고

하나카드, ‘법카 진심’
성영수 대표 체제 속 성장세

카드사

▲국내 경기 침체 등으로 법인카드 회원수가 매월 줄어들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이 가맹 수수료율 인하 등의 어려움에 대응할 솔루션으로 주목했던 법인카드 시장의 전망이 흐려지고 있다.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문을 닫는 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사 9곳(신한·삼성·현대·KB국민·하나·우리·롯데·NH농협·BC)의 회원수는 총 259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만5000명(5.98%)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전월 대비 총 회원수가 늘어난 때는 없었다.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는 전월 대비 평균 8100명 가량 줄었지만, 12월부터는 매월 1만9750명 가까이 축소되고 있다. 신규 회원 보다 해지 회원이 많았던 탓이다.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이 역대 최고 기록(1940건)을 세운 것이 '법카'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파산 신청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모든 기업의 표정이 찌푸려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회원수가 늘어나고 있는 곳도 있다. 은행계와 비은행계로 나눠지지도 않았다.




하나카드는 23만7000명에서 24만8000명으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비율로 보면 롯데카드(9.76%)와 현대카드(5.41%) 보다 낮으나, '분모'의 차이가 크다. 10만명 이상의 회원수를 보유한 카드사 중 하나카드를 제외하고 늘어난 곳은 신한카드(1.23%)가 유일하다.


하나은행에서 기업그룹장 등을 역임한 성영수 대표의 밸류가 드러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영업그룹장이 기업본부장을 겸임할 정도로 법카에 힘을 쏟는 것도 특징이다.


반면, NH농협카드는 78만5000명에서 68만7000명으로 14.26% 급감했다. 중소기업 회원을 다수 보유한 특성상 파도를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카드 역시 28만6000명에서 26만8000명으로 6.72% 축소됐다. 경리플랫폼 경리나라 운영사 웹케시와 공동마케팅에 나서는 등 중소기업 유입에 나섰으나, 회원수 감소를 막지 못했다.


법카 시장 1위 수성을 목표로 하는 KB국민카드의 경우 46만6000명에서 45만5000명으로 2.42% 하락했다. 삼성카드는 3만5000명에서 3만2000명으로 9.38% 감소했다.


이용금액 추이도 이같은 변화와 궤를 같이했다. 하나카드는 3조1895억원(국내 일시불 기준)에서 3조4089억원으로 증가했다. KB국민카드(3조8540억원→3조7321억원)와의 격차는 6644억원에서 3231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신한카드는 3조3719억원에서 3조7791억원으로 높아지며 1위를 향한 질주에 나섰다. 현대카드도 2조583억원에서 2조1667억원, 롯데카드의 경우 1조6850억원에서 1조7957억원으로 개선됐다.


NH농협카드는 3조92억원에서 2조9869억원으로 떨어지며 앞자리가 바뀌었고, 우리카드도 2조8884억원에서 2조7730억원으로 하락했다. 회원수가 70만4000명에서 66만명으로 감소했으나, 신용카드 이용액이 5조3886억원에서 5조5686억원으로 불어난 BC카드만 예외적이었다.


업계는 이용액 총합이 커진 것(28조2060억원→28조7074억원)을 두고 법카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대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억3000만건에 달했던 법인카드 승인건수가 올 2월 1억2000만건, 승인금액도 17조7000억원에서 17조2000억원으로 줄었으나, 평균 승인금액은 12만1597원에서 14만3008원으로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법카 평균 승인금액이 개인카드의 3배가 넘는 등 실적 향상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성장동력이 약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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