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0일 韓 전체 수출 전년비 5.2% 감소
‘관세 직격탄’ 車·철강 수출 6.5%·8.7% 줄어
현대차그룹, 포스코·GM·웨이모 등 동맹 강화

▲지난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본격 시행된 이달 우리 기업의 수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주요 품목인 자동차, 철강제품 등의 수출은 관세의 직격탄을 맞아 각각 6.5%, 8.7% 감소했다.
이처럼 전례 없는 관세 장벽에 가로막힌 현대차그룹은 다른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철강, 배터리 등 자동차 제조에 꼭 필요한 업체들 뿐만 아니라 GM, 토요타, 웨이모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도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수출액은 339억달러로 전년 대비 5.2%(18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수출을 주요 10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10.7%)를 제외한 승용차(-6.5%), 철강제품(-8.7%), 선박(-9.1%) 석유제품(-22.0%) 등 나머지 9개 품목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61억82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나 줄었다. 트럼프가 25% 관세를 유예하지 않은 자동차, 철강제품이 수출에 타격을 받으며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감소세에 직격탄을 맞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자동차와 철강 모두 현대자동차그룹의 주력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최대 수요처인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치명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방법은 다른 기업과의 '동맹'이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힘을 합쳐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지난 21일 현대차그룹은 포스코그룹과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총 58억 달러가 투자되는 현대차그룹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완공 후에는 연간 270만톤 규모의 열연 및 냉연 강판 등을 생산한다.
또 두 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손을 맞잡기로 했다. 두 회사는 리튬을 비롯해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성능을 결정하는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 확보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미국의 거대 완성차 기업 제네럴모터스(GM)와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기, 수소 기술 개발에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정의선 회장과 메리 배라 GM 회장은 오는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함께 참여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토요타와 수소 협력도 꾸준히 기대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11월 두 번의 모터스포츠 대회서 만나 글로벌 수소생태계 구축 등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자율주행기업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 5는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안정적인 공급 운영을 통해 '웨이모 원' 서비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5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 차량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뒤,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