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JB금융 충당금에 순익 하락
지역 기업 경영 악화…BNK 33.2%↓
JB 일시적 요인 반영되며 6%↓
은행 건전성 지표 덩달아 나빠져
기업대출 중심으로 NPL 확대
지역경기 침체 지속…“빠른 개선 제한적”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1분기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실적이 부진했다. 시중 금융지주사들은 실적 상승을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역 경기 한파에 따른 기업 경영 악화 등의 여파가 지방금융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특히 은행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기업 대출 부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지역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JB금융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3294억원으로, 전년 동기(4227억원) 대비 22.1% 감소했다. BNK금융은 1666억원으로 33.2%, JB금융은 1628억원으로 6.0% 각각 줄었다.
이는 시중 금융지주사들과 대비된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총 순이익은 4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3대 금융지주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BNK금융은 특히 대출을 내준 지역 기업 경영 악화로 충당금 부담이 급증했다. BNK금융의 1분기 충당금전입액은 2719억원으로, 전년 동기(1658억원) 대비 64%나 증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은 줄었으나, 일반 대출의 대손비용이 늘며 충당금 규모가 확대됐다.
BNK금융은 삼정기업, 금양, 태영건설과 관련해 총 692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삼정기업은 건설 경기 침체에 더해 지난 2월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 여파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차전지 기업인 금양 또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기 위기에 놓였다. BNK금융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정기업에 연초 200억원 정도 나간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쌓았고, PF 사업장 등을 고려해 300억원 정도 쌓았다"며 “금양에 270억원, 태영건설 주관 사업장에 122억원 정도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은행 순이익도 후퇴했다. BNK부산은행은 856억원, BNK경남은행은 6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31.4% 각각 줄었다.
JB금융의 경우 광주은행의 명예퇴직비용(173억원) 인식과 부도시손실률(LGD) 산출 방식 변경에 따른 추가 충당금(179억원)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되며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은행 순이익을 보면 전북은행은 515억원, 광주은행은 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8.7% 각각 줄었다.

▲4대 금융지주 및 지방금융지주 1분기 당기순이익 추이.
문제는 두 금융지주 모두 단순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고 은행 중심으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을 보면 부산은행 1.10%, 경남은행 0.82%를 기록해 1년 전 대비 0.66%p, 0.36p 각각 높아졌다. 이에 따라 BNK금융의 NPL비율도 1.69%로 1년 새 0.76%p나 악화됐다. JB금융도 1.19%로 1년 전 대비 0.19%p 높아졌다. 전북은행은 0.98%로 0.03%p, 광주은행은 0.79%로 0.25%p 각각 올랐다.
연체율도 나빠졌다. 부산은행(0.73%)은 0.11%p, 경남은행(0.68%)은 0.23%p 각각 악화돼 BNK금융의 연체율(1.12%) 또한 0.22%p나 높아졌다. JB금융의 연체율(1.52%)도 전년 동기 대비 0.35%p 나빠졌는데, 전북은행(1.59%)이 0.03%p, 광주은행(0.97%)이 0.3%p 각각 높아지며 그룹 건전성에 영향을 미쳤다.
이같이 은행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지역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 대출 부실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의 경우 1분기 기업여신 충당금전입액은 1119억원으로, 총전입액(1387억원)의 81%나 차지했다. 경남은행은 60% 수준이다. 전북은행의 기업 부문의 NPL비율은 작년 1분기 1.09%에서 올해 1분기 1.23%로, 광주은행은 같은 기간 0.37%에서 0.78%로 0.14%p, 0.41%p 각각 악화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0.1%p, 0.03%p 개선된 만큼 실질적으로 기업대출이 건전성 지표를 악화시킨 것이다.
지역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지방금융사는 건전성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에 대해 “지역 경기 부진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광주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에서 연체와 NPL이 대폭 증가했는데, 주로 건설·부동산·도소매 업종의 부실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건전성 관리 현황과 역량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