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추천제 16일 오후 6시 마감
전날까지 총 7만4000여 건 추천
가장 많이 추천된 직위는 복지부·법무부 장관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추천제 등 현안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야심 차게 도입한 '국민추천제'가 오늘(16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마감됐다.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번 실험은 시행 첫날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마감 전날까지 총 7만4000여 건의 추천이 접수됐다. 추천된 인물은 엄격한 검증을 거쳐 향후 정부 인사 풀에 포함될 예정이다.
강유정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국민추천제가 오늘 오후 6시에 마감된다"며 “예상보다 높은 국민들의 참여에 의해 어제까지 접수된 인재 추천이 7만4000여 건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국민추천제는 국민주권시대를 활짝 열어갈 '진짜 일꾼'을 찾으려는 취지"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역동적이고 좋은 인재들이 발굴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도입 배경을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투표제는 인기투표가 아닌 만큼 추천 횟수는 단순 참고사항일 뿐"이라며 “추천 횟수보다는 추천 사유가 더 중요한 판단 요인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국민추천제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시행됐다. 시행 첫날부터 접수 건수는 1만1324건에 달했고, 이후 가파른 속도로 늘어 최종 7만 건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추천이 몰린 자리는 법무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총장 순으로 알려졌다. 이는 검찰개혁과 의료개혁 등 민감한 사회 현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제도 참여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복지부 장관직에는 전 질병관리청장이자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정은경, 외상외과 전문의로 유명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전 복지부 차관 김강립,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장 강청희 등이 유력 인사로 하마평에 올랐다.
특히 보건복지부 장관직에 가장 많은 추천이 몰렸다는 점은 정부와 의료계의 첨예한 갈등이 국민들의 현실 인식에도 깊이 각인돼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의사단체와 의료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은경·이국종 등 실무형 인사를 중심으로 '의료현장의 언어를 아는 장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통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전문가 외 다수의 인기인들이 각종 장관 후보로 추천된 것과 관련해선 우려도 나온다. 예컨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방송인 김어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 개그맨 유재석·가수겸 배우 아이유·봉준호 감독, 여성가족부 장관으로는 여가부 폐지를 주장해온 이준석 의원이 추천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참여민주주의의 표현이라고 옹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국정 운영의 무게를 고려하지 않은 일종의 희화화'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대통령실은 추천된 인물에 대해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인사 검증을 실시하고, 일부는 공개 검증에 부칠 방침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나 사적 연줄이 개입될 경우 '국민 추천을 빙자한 코드인사'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추천 인물이 실제 임명되는 비율과 그 과정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가능한 설명이 수반돼야 제도의 신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에 임용되지 않더라도 추천된 인재는 인재 DB에 등록돼 추후 인사에 활용될 예정이라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이력과 경로 없이 사장된다면 이 제도의 동력은 사라질 것"이라고 평했다.